- 직선거리 짧은데 보행거리 80m
- 업계 자율규약상 출점 가능해
- 선 출점 업주 “매출 하락” 호소
부산의 한 편의점이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같은 업종의 편의점이 또 개점해 매출이 급감했다며 피해를 호소한다. 관련 업계는 편의점 자율규약을 맺고 거리에 따른 출점 제한을 약속했으나, 직선거리가 아닌 ‘도보’상 거리라 사각지대가 생기는 등 현실적 기준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오후 부산 동래구 한 프랜차이즈 A 편의점 앞. 이 편의점 바로 맞은편에는 다른 프랜차이즈의 B 편의점이 개업해 장사를 하고 있었다. 개점 5년 차인 A 편의점보다 시설이 깨끗하고 규모가 커 이곳을 찾는 손님이 한눈에 봐도 더 많았다. 두 가게 사이는 직선거리 약 15m의 왕복 2차로 차도가 있지만 무단횡단이 쉽게 이뤄지는 곳이다.
코앞에 같은 업종의 가게가 들어서면서 기존 사업자는 피해를 호소한다. A 편의점을 운영하는 C 씨는 “250만 원이던 일 매출이 벌써 100만 원은 떨어졌다”며 “상대 가게 측에 내용증명을 발송하고 담배소매인 지정 허가 기준에 따른 위법성 민원도 제기했으나 회신이 없거나 위법이 아니라는 답변을 받았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과도한 출혈경쟁을 방지하기 위해 2018년 편의점 업계는 상생협력을 위한 자율규약을 맺었다. 규약의 ‘신규 가맹점 개설’ 조항을 보면, 각 참여사는 신규 점포 개설 예정지 인근에 다른 참여사의 직영점 또는 가맹점이 운영 중이면 담배사업 관련 법령 등에 따라 정해지는 담배소매인 지정거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출점 여부를 신중히 결정하기로 했다.
그러나 도보 기준이라 현실적으로 맞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동래구에 따르면 실제로 두 가게의 간격은 담배소매인 지정 허가 기준을 충족한다. 담배소매인 지정 허가 기준의 거리는 각 지자체의 조례로 결정하는데, 동래구는 도보 기준 50m 이상이다. 두 가게 사이는 보도와 차도가 있어 건널목을 이용하면 지도상 70~80m를 이동해야 한다. 여기에 조례에 따르므로 지자체마다 기준이 다르다. 서울은 이미 기준을 2019년 100m로 확대했다.
국세통계포털의 100대 생활업종 통계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부산의 편의점 수는 2862곳에 달한다. 편의점산업협회 관계자는 “구체적인 거리 기준을 명시하면 문제가 될 수 있어 명시하진 않았다”며 “고심 끝에 각 지자체 담배소매인 간 거리 기준을 준용한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