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상~해운대 공사 등서 담수 확보
- 유량·수질 관리 면밀한 검토 필요
부산시가 ‘백년의 귀환, 동천 프로젝트’를 발표하며 대심도 터널에서 확보한 ‘지하 담수’를 유지용수로 활용, 동천을 친수 생태 하천으로 복원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기존 해수 유입 방식을 버리고 대심도 터널 공사에서 발생하는 지하 담수를 유지용수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장밋빛 전망 이면에 숨겨진 기술적 리스크와 수질 관리 대책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터널 지하수 활용, 공학적으로는 타당
시가 1일 발표한 프로젝트의 핵심은 만덕~센텀, 사상~해운대 대심도 고속도로와 부산형 급행철도(BuTX) 공사 과정에서 유출되는 지하수를 5㎞ 떨어진 부산시민공원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시는 사상~해운대 구간에서만 하루 3만5000t, BuTX까지 합치면 이에 상응하는 유지용수를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염분이 섞인 바닷물 대신 깨끗한 담수가 흐르게 되면 동천은 명실상부한 ‘생태 하천’으로 거듭날 수 있다. 민물고기가 돌아오고 수변 식물이 자생하는 환경이 조성돼, 도심 속 거대한 생태축이 완성되는 셈이다.
문제는 수량의 변동성과 수질 및 안전성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지하수 유량의 지속 가능성을 우려한다. 한 전문가는 “터널 굴착 초기에는 대수층 압력 차이로 지하수가 대량 유입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주변 대수층이 고갈되면서 유입량이 줄어드는 것이 일반적이다. 수십 년간 수량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지에 대한 장기 수문지질 조사가 선행돼야 한다”고 했다. 이와 더불어 장마철에 터널한 유입 지하수는 중금속 탁도 미생물 등 다양한 오염 가능성이 있어 그대로 하천에 방류할 수 없다. 그럼에도 정수 처리 시설 설치와 운영에 드는 비용 및 계획이 이번 발표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수량 변동성과 수질 및 안전성 우려
여기에 더해 동천은 조석(조류)의 영향을 받는 감조하천으로, 내륙 하천인 청계천과 달리 바다와 연결돼 있다. 염수 역류 방지, 퇴적물 관리, 조위 변화에 따른 유량 설계 등 청계천에는 없는 복합 변수들이 있다.
가뭄 시기에는 유출량이 급격히 줄어들 수 있으므로 너무 많은 지하수를 강제로 배출할 때 주변 지반이 약해져 지반 침하(싱크홀) 현상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 터널 구조물의 안전과 주변 건물의 영향을 최소화하면서도 일정한 수량을 확보해야 하는 고도의 정밀 설계가 요구된다.
동아대 박성혁(건설시스템공학과) 교수는 “터널에서 확보한 지하수를 담수로 활용하는 아이디어는 좋다. 그러나 유량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 지하수를 어떻게 깨끗하게 유지할 것인지 등 사전에 타당성을 검증하고 관리해야 할 것이 많다”고 말했다.
시는 확보한 지하수를 바탕으로 성지곡수원지부터 북항까지 이어지는 동천을 생명·문화·번영의 강 세 축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성지곡(생태교육), 서면~부전천(복개도로 개방), 광무교(수변문화쉼터), 국제금융단지(도심 수변공원) 등 6개 거점을 특성에 맞게 조성한다. 사상~해운대 고속도로와 BuTX 준공 시점인 2032년까지는 해수도수 방식을 병행하며, 현재 용역 진행중인 문화동천 사업을 통해 이번 프로젝트의 기반을 선제 구축해 나갈 예정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도심 속 생명력을 지닌 동천 수계를 복원해 시민의 과거 영광과 자부심이 미래의 영광과 자부심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