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동전쟁’ 비닐수급 비상
- 불안심리 퍼져 품귀현상
- 마트 등 1인 1장만 판매
- 市 “비축분 충분…자제를”
중동 사태의 여파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나선 가운데 비닐 생산의 원료인 ‘나프타’의 수급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종량제 봉투 보급에 관한 불안 심리가 확산한다. 부산 일부 판매처는 ‘사재기’가 횡행하자 사상 처음으로 종량제봉투 품귀 현상까지 빚어지는데, 지자체들은 비축분이 충분하다며 불안 심리 자제를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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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닐 원료인 나프타 수급 차질로 종량제 봉투 구매 수요가 급등한 가운데 25일 부산 동래구 메가메트에 봉투 구매제한 안내문이 설치돼 있다. 이원준 기자 windstorm@kookje.co.kr |
25일 오후 2시 부산 동래구 메가마트의 종량제봉투 판매대 앞. ‘종량제봉투 구매 제한 안내’라는 문구가 붙여져 있었다. 크기와 종류별로 1인당 1개씩만 한정 판매한다는 내용이었는데, 이마저도 재고가 없어 오는 27일 입고 예정이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이날 마트에 종량제봉투를 사러 온 손님들은 구매하지 못한 채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한 손님은 직원에게 “왜 봉투가 없느냐”고 묻는 등 현장에서 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 마트의 종량제봉투는 용량이 가장 큰 75ℓ를 제외하고 모든 종류가 지난 23일부터 동났다.
종량제봉투 품귀 현상이 빚어진 이유는 ‘사재기’ 현상 때문으로 분석된다. 최근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이란과 미국 간의 전쟁 등 중동 사태의 여파로 비닐 생산의 주재료인 ‘나프타’ 수급에 차질이 생겨 종량제봉투 생산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주민 사이에서 ‘지금이라도 종량제봉투를 많이 확보해야 한다’는 불안감이 확산하면서 사재기 현상까지 이어졌다. 동래구 주민 이모(여·60대) 씨는 “뉴스를 보고 종량제봉투를 사려 하니 이미 여러 곳이 품절이었다”며 “양손 가득 종량제봉투를 가져가는 사람도 봤다”고 말했다.
품귀 현상에 업계 관계자들도 한숨을 내쉰다. 해운대구 한 식당 사장 A 씨는 “업종 특성상 종량제 봉투가 항상 필요한데 아무래도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메가마트 관계자는 “항상 넉넉한 종량제봉투가 동난 건 아마 처음 있는 일”이라며 “평소 매주 약 7000장을 주문하는데 이번 주는 발주량을 3배 늘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공기관이나 사업체는 특성상 대량 구매를 하는데 재고가 없어 사가지 못한 곳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부산의 종량제봉투 수급은 당장 큰 차질이 없다. 시에 따르면 16개 구·군의 재고 비축분은 가정용 종량제봉투 기준으로 각 구·군과 종류에 따라 최소 6개월에서 많게는 16개월까지 있다. 동래구는 1년 정도의 비축분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남 각 시·군도 최소 2개월 이상의 재고를 확보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가장 많이 판매되는 20ℓ 기준으로 재고와 생산 중인 물량을 더하면 최소 2~6개월간 쓸 수 있는 여유분을 확보한 상태다. 일부 군 지역은 3년 이상 재고를 보유한 곳도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전국 기초지자체 종량제봉투 공급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6개월분 이상 보유한 기초지자체가 전체 228개 중 123곳(54%)으로 파악됐다.
부산시 관계자는 “각 구·군 종량제봉투 비축분 현황을 보면 수급에 문제가 없는 상황”이라며 “가격 인상 계획도 없으니 불안감에 사재기 등 대량 구매를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