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행강제금 내고 원상복구 회피
- 행정대집행 쉽지않아 단속 골치
74명의 사상자를 낸 대전 자동차 부품 공장 화재 참사의 사망자가 불법 증축 공간에서 집중적으로 발견(국제신문 23일 자 10면 보도)된 가운데, 부산에도 위반(불법) 건축물이 8000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매년 지방자치단체가 부과하는 이행강제금만 내고 시설 원상복구를 하지 않는 곳이 많아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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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오전 74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대전 대덕구 안전공업에서 화재 원인 등을 규명하기 위한 합동감식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
2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부산의 위반 건축물 동수는 8027곳(5.4%)에 달한다. 같은 기간 전국 위반 건축물 동수는 14만7726동이다. 경남과 울산은 각각 7352동(5%), 1212동(0.8%)이다. 위반 건축물은 불법 증축을 비롯해 무단 대수선과 용도변경 등을 포함한다. 이러한 위반 건축물에 부과된 이행강제금은 같은 기간 총 1683억5000만 원에 이른다. 부산은 138억7000만 원(8.2%)으로, 서울과 경기 다음으로 많았다. 경남은 77억4000만 원(4.6%), 울산은 14억5000만 원(0.9%)이었다. 이행강제금은 적발된 위반 건축물의 시정명령이 끝내 이뤄지지 않았을 때 내야 하는 금액으로, 1년 2회 범위 내에서 지자체 재량으로 부과한다. 부산시는 시 조례상 연 1회다.
문제는 위반 건축물이 화재에 더욱 취약하다는 점이다. 위반 건축물은 애초 불법 공간이다 보니, 소방시설이나 피난통로가 미비한 경우가 대다수다. 특히 소방 관련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 화재감지기나 소화기 등 매우 기초적인 소방설비도 없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 21일 14명이 숨지는 등 74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대전 자동차부품 공장 화재 참사 역시 ‘2.5층’이라는 복층 공간이 발견됐다. 이곳 입구에서 40대 남성 1명이 숨진 채 발견됐고, 뒤이어 휴게실인 이 복층 공간에서 9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이곳은 도면상에 없는 임의로 마련된 공간으로 조사됐다. 화재는 1층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 복층은 3층으로 대피할 수 있는 계단도 없어 피해를 더 키웠다는 추측도 나온다.
여기에 위반 건축물은 계속 늘어가는 추세다. 지난해 부산시 주택건축국 행정사무감사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2023~2025년 9월)간 발생한 16개 구·군에 새로 적발된 불법 건축물은 2804건이다. 같은 기간 이행강제금은 1만6386건 부과됐다. 사하구의 한 공장에서는 지난 1월 무단증축이 발견돼 2월 원상복구하기도 했고, 강서구에서도 위반 건축물이 적발되는 등 산단 밀집지에 이 같은 사례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위반 건축물은 이행강제금만 내고 원상복구 등 시정명령은 이행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지자체가 골치를 겪는다. 부산 한 기초지자체 건축과 관계자는 “이행강제금이 원상복구 비용보다 저렴하니 돈만 납부하고 그대로 두는 경우가 대다수”라며 “공공의 현저한 위험이 예상되는 경우 등이 아니면 행정대집행도 하지 않도록 규정해 강제할 일이 잘 없다”고 밝혔다.
동의대 류상일(소방방재행정학과) 교수는 “불법 건축물은 그 특성상 애초 소방시설이나 설비가 없다고 봐야 해 초기 진압은 물론 대피 동선도 어렵고 추후 소방관 진입도 지체될 수 있다”며 “이 정도 규모의 공간이라면 갖춰야 할 최소한의 소방시설 등 가이드라인을 비롯해 불법 건축물의 양성화를 유도할 방안이 있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