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스스로 생을 마감한 부산시민이 955명에 달하는 등 사회안전망의 중요성이 점차 커지는 가운데, 부산생명의전화의 야간 상담자가 상담봉사 1만 시간을 달성해 귀감이 되고 있다.
17일 부산생명의전화에 따르면 상담봉사자 류순덕(사진) 씨가 이날 오전 8시 기준 누적 상담봉사 1만 시간을 달성했다. 류 씨는 1982년부터 45년 동안 봉사를 이어왔다. 상담을 수기로 기록하던 시절부터 봉사를 시작한 그는 밤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8시까지 최소 월 10건 이상의 상담을 진행했다.
류 씨는 1953년생으로 국세청 산하 세무서 기술직 공무원 출신이다. 퇴직 이후엔 부산시 아동안전지킴이로 지역사회에 헌신해왔다. 봉사를 시작한 계기는 힘겨운 어린 시절을 겪은 자신의 경험이다. 그는 “서른 살 무렵 세상은 나 혼자 사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많은 사람의 도움을 받아 살아온 만큼 나도 누군가를 돕고 싶었다”고 말했다. 봉사를 시작한 뒤론 따로 짬을 내 상담학을 공부하기도 했다.
45년간 생의 경각에 놓인 이들을 도와 온 그는 상담봉사를 “마음 둘 곳 없는 이들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는 것”으로 정의했다. 류 씨는 “상담자들이 화내고 소리를 지르는 것은 상담원을 향한 감정이라기보다, 그만큼 쌓인 울분을 토해내는 것으로 생각한다”며 “그 이야기를 들으며 감정을 이해하고 함께 버텨나가는 것이 내 역할” 이라고 전했다.
부산생명의전화는 1978년 12월 설립된 사회복지법인이다. 자살 예방 활동과 위기 상담, 생명 존중 문화 확산 사업 등을 해왔다. 현재 상담원은 196명이며 모두 자원봉사자다. 상담봉사자의 상담 건수는 연간 6500건이며, 이 가운데 지난해 자살위기 등 고위험 상담은 899건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