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일 일신여학교 만세운동 행사
- 공식 초청 요청했지만 거절당해
- 동구·보훈청 혼선 빚다 유야무야
순국선열을 기리는 만세운동 재연행사에 독립유공자 친족이 현행 보훈 가족 기준에 포함되지 않아 초청받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가보훈부 기준상 독립유공자 유가족 범위는 배우자 자녀 손자녀 등 직계 중심으로 짜여 있어 독립운동가의 방계 친족은 제외된 것이다. 예외 규정 역시 뚜렷하지 않아 독립운동가의 후손이 없는 경우에는 뜻을 기리는 것도 제도 문턱에 가로막혀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부산 동구에 따르면 11일 부산진일신여학교 일원에서 열리는 만세운동 재연행사에 박재혁 의사의 친족 김경은(사진) 씨는 공식 초청 대상에서 제외됐다. 김 씨는 동구 범일동 출신인 박 의사의 여동생 손녀로, 박 의사의 업적을 기리고 알리는 활동을 하고 있다. 박 의사는 1920년 부산경찰서에 폭탄 투척 의거를 결행한 부산의 대표 독립운동가다.
김 씨는 “친족으로서 생가 표지판 설치와 기념사업회 활동 등을 앞장서서 하고 있다”며 “공식 석상에서 친족으로 인정받고 나면 박 의사 업적을 기리자는 말에 설득력이 생긴다고 생각해 이번 동구 행사에 공식 초청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동구는 보훈 당국이 제시한 보훈 가족 명단을 바탕으로 공식 초청 대상 정리가 끝나 김 씨를 추가로 포함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동구 관계자는 “행사를 일주일가량 앞둔 시점에 김 씨의 요청이 들어왔다”며 “행사 준비 마무리 단계라 요청만으로 예외를 적용하기는 어렵다. 다만 공개 행사인 만큼 현장 참석은 가능하다고 안내했다”고 밝혔다. 구에 따르면 이번 행사에는 공식 초청된 독립유공자 후손 10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김 씨의 공식 초청 여부를 두고 부산보훈청과 동구의 설명도 일부 엇갈린다. 해당 사연을 접한 보훈청 관계자는 구에 김 씨를 공식 초청할 수 없는지 구두로 요청했다는 입장이지만, 동구 문화관광과 관계자는 관련 요청은 들은 바 없다고 일축했다.
두 기관이 혼선을 빚는 사이 김 씨는 별다른 안내도 받지 못했다. 김 씨는 “국가보훈부 기준상 제가 보훈가족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 특별한 대우나 보상은 전혀 바라지 않는다”며 “다만 독립운동가 활동은 꼭 직계가 아니더라도 친족이 돌보는 경우가 있다. 방계 친족이라지만 적어도 연고지 독립유공자 행사에서는 뜻을 존중해 최소한의 예우를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아쉬움을 전했다.
부산진일신여학교 독립만세운동 재연행사는 1919년 3월 11일 부산진일신여학교 교사와 학생들이 주도한 부산지역 최초의 만세운동을 기리는 행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