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심 “합의 이전 소급 적용 안돼”
여객사가 노사 합의를 근거로 버스기사 임금을 다시 정산했더라도, 합의 이전 시점에 지급이 예정됐던 돈이라면 기사 개인이 이를 청구할 수 있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민사5단독 남재현 부장판사는 부산지역 버스기사 109명이 소속 여객사 16곳을 상대로 제기한 임금 청구 소송을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기사들은 여객사들이 기존 상여금보다 적은 금액을 기본급에 녹이는 바람에 원래 받아야 할 임금에 못 미쳤다며 이번 소송을 냈다.
여객사들은 ‘성과상여금’과 ‘하계휴가비’를 기사들에게 지급했다. 기사의 실제 근무 일수에 따라 지급했으며, 통상임금에 포함되는 기본급으로 보지 않았다. 그러다 2024년 12월 두 급여항목이 모두 통상임금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실제 운전일과 무관한 ‘정해진 대가’로서 통상임금의 조건인 정기성과 일률성을 갖춘다고 본 것이다.
버스노사는 지난해 5월 이 판결을 반영해 합의를 체결했다. 두 급여항목을 없애고 그 만큼의 금액을 기본급에 넣도록 임금체계를 바꿨다. 이어 여객사들은 지난해 10월 합의에 근거한 임금 정산액을 기사들에게 지급했다.
그런데 합의 당시 기본급에 반영된 금액은 기존 두 급여항목의 총합에 모자랐다. 이런 사정에 기사들은 합의 이전인 지난해 1~4월 급여에는 합의 사항이 소급 적용돼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여객사들은 노사 합의 효력이 발생하는 시기가 지난해 1월부터고, 이미 임금 재정산도 마친 만큼 기사들이 임금을 재차 청구할 권리가 사라졌다고 반대했다.
이를 두고 남 부장판사는 노사 합의가 기사 개인의 권리를 대신할 수 없다고 봤다. 그는 “2025년 1~4월분 임금은 합의 이전에 이미 그 지급청구권이 발생한 것이고, 이미 구체적으로 지급청구권이 발생한 임금은 노조가 근로자에게서 개별적인 동의나 수권을 받지 않는 이상 사용자와의 단체협약만으로 이에 대한 반환이나 포기 및 지급유예와 같은 처분행위를 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