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향후 조사 후 큰길 안내판 추진
부산 서구가 산 중턱에 도서관을 지어놓고 교통편을 제대로 안내하지 않아(국제신문 지난달 26일 자 8면 보도) 주민을 위험천만한 산길로 내몰았다. 서구는 도서관 접근성이 낮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대책을 마련하지 않아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는 비판이 쏟아진다.
 |
| 서구 주민이 아미드림도서관에 가는 경로 중 일부 구간 모습. 골목이 좁고 가로등이 없어 도서관 이용객은 범죄 피해를 우려한다. 독자 제공 |
서구는 아미드림도서관 이용객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설문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3일 밝혔다. 아미드림도서관은 2021년 서구가 정부 생활 SOC 복합화 사업 공모에 선정돼 구 최초로 들어선 구립 도서관이다. 구는 “예산을 확보했지만 주민이 다니기 편한 곳에 구유지가 없어 부지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으며, 고심 끝에 아미산 중턱에 구가 소유한 부지에 152억 원을 들여 도서관을 지었다”고 해명했다.
고갯길에 도서관이 자리하고 위치도 사하구와 접경지인 서구 끝단이라 주민은 개관 소식을 듣고도 도서관 이용에 어려움을 겪었다. 주거지가 밀집한 서대신동에서 도서관에 가려고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하면 산길이 안내됐다. 처음 도서관에 가는 탓에 다른 경로를 모르는 주민은 도서관에 가기 위해 험한 산길을 올라야 했다.
서구는 주민이 위험한 산길로 도서관을 오가는 줄도 모르고 있었다. 서구 공무원은 구청에서 도서관으로 갈 때 관용차를 주로 이용했다. 그런 탓에 주민이 겪는 불편을 모르고 있었다. 뒤늦게 사태를 파악했지만 뾰족한 수는 없다. 서구는 포털 사이트에 공문을 보내 다른 경로로 안내될 수 있도록 하겠다지만 포털사이트 측이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험한 산길 대신 큰길을 이용할 수 있도록 버스 정류장에 안내판을 붙일 계획이지만 이마저도 어디에 붙일지 모르는 실정이다. 주민이 어떤 경로로 도서관에 가는지 서구가 모르기 때문이다.
서구의 공무원 중심 행정에 주민은 분통을 터트린다. 주민 A 씨는 “새 도서관이 생겼다고 해 아이와 함께 도서관에 갔다. 험한 산길이 펼쳐져 도서관으로 가는 길이 맞는지 의심이 들었다”며 “구가 재정이 부족해 산 중턱에 도서관을 지었다면 주민이 이용하기 편하도록 안내라도 제대로 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서구는 안내판 부착 위치를 정하기 위해 도서관 홈페이지를 통해 주민의 도서관 이용 경로를 조사할 계획이다. 안내판이 붙기 전까지는 주민의 위험천만한 도서관 초행길은 당분간 이어질 수밖에 없다. 구 관계자는 “이용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서 적절한 위치의 버스 정류장에 안내판을 부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