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참전용사 어르신도 청소년 장학금
부산에서 90대 어르신들이 평생 모아온 돈을 장학금으로 잇따라 기부한 사실이 알려졌다. 부산진구의 한 어르신은 부산대학교에 남편과 함께 일궈온 자택 등 전 재산을 기부해 학교 측이 장학재단을 설립했다. 해운대구에 거주했던 참전용사는 자신처럼 가난으로 공부를 포기하는 학생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에 세상을 떠나기 직전 구에 거액을 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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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시민 유분한(여93) 여사가 남편과 평생 일궈온 주택을 사후 부산대 의과대학에 기증하기로 했다. 사진은 장학금 전달식. 부산대학교 제공 |
부산대는 25일 오전 대학본부 5층 총장실에서 유분한(93) 여사의 주택 기증식 및 유언 공증식을 열었다. 유 여사는 남편 고 이두영 씨와 평생에 걸쳐 마련한 부산진구 연지동의 자택을 기부하기로 했다. 이 주택은 2층 단독주택(대지면적 172㎡·건물면적 122㎡)으로, 거래가격 5억2000만 원에 공시가격은 1억5232만 원이다.
부산대는 유 여사의 뜻을 살려 장학재단을 설립하기로 했다. 장학재단은 부부의 이름을 한 글자씩 딴 ‘두분장학재단’으로 정했다. 평생을 함께한 동행과 사랑을 사회에 환원한 부부의 나눔 정신을 기린다는 취지다. 장학기금은 기증자가 사망하면 주택 매각으로 조성하며, 부산대 의과대학 학생 장학금과 연구기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유 여사는 “남편과 함께 웃고 울며 한평생을 보낸 집을 부산대에 기증하고자 한다”며 “우리 부부에게 따뜻한 보금자리였던 이곳이 누군가의 배움과 성장의 작은 밑거름이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에 최재원 부산대 총장은 “두분장학재단은 미래 세대를 키우는 씨앗이 될 것”이라며 “의과대학 학생들이 그 뜻을 이어 감사와 봉사로 보답하도록 대학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감사의 뜻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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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해운대구에 거주하는 참전용사 이공휘 어르신이 생전 장학금 전달식에 참여한 모습. 부산 해운대구 제공 |
해운대구의 참전용사 어르신도 세상을 떠나기 직전 거액을 학생을 위해 내놨다. 월남전에 참전한 국가유공자 이공휘(91) 어르신은 지난달 23일 해운대구에 장학금 5000만 원을 기부했다. 이 어르신은 한국전쟁 발발로 학업을 중단한 뒤 직업군인이 됐고, 1970년 월남전에 참전했다. 고엽제 후유증으로 40대부터 평생 병마와 싸운 그는 자신처럼 가난으로 공부를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어려운 형편의 학생들을 돕고 싶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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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해운대구에 거주하는 참전용사 이공휘 어르신이 생전 장학금 전달을 위해 서명하는 모습. 부산 해운대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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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암으로 두 달 넘게 병상에 누워 있던 이 어르신은 기부 당일 해운대구청에서 열린 장학금 전달식에도 참여했다. 생전 품어온 뜻을 이룬 그는 결국 지난 1일 세상을 떠났다. 해운대구는 고인의 유지를 받들어 장학금을 청소년 100명에게 전달했고, 김성수 해운대구청장과 국장들이 장례식에 참석해 애도를 표했다.
김 구청장은 “고인의 삶은 전쟁의 상흔에도 가족을 지키고 미래를 일구며 마지막까지 다음 세대를 위해 나눔을 실천한 우리 시대의 표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