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명소로 인기를 얻었던 서점 겸 카페 공간 ‘창비부산’의 폐업 소식에 지역 기업들이 지원 방안을 논의(국제신문 지난해 11월 19일 자 1면 보도)했으나 끝내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에 본사를 둔 대형 출판사를 지원하는 것은 지역 출판계와의 지원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판단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
| 폐점이 확정된 부산 동구 초량동 창비부산 내부 모습. 국제신문DB |
23일 국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창비부산 폐점이 결정된 후 지역의 주요 기업들이 다각도로 지원 방안을 살펴봤으나 현실적으로 실행은 어렵다고 결론낸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기업 관계자는 “사회 공헌 차원에서 검토를 시작해 창비부산 측을 만나 운영 실정을 파악하는 등 구체적인 지원안을 마련하려 했으나 중단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창비부산이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연간 운영비 부담으로, 공간 유지를 위한 금전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지원금이 특정 임대인에 귀속되는 임대료로 활용되면, 사회적 공헌을 위한 내부 기준에 위배될 수 있다는 점이 발목을 잡았다.
특히 서울에 본사를 둔 창비부산 지원 소식에 지역 출판계와의 형평성 문제도 불거졌다. 기업 측은 “창비가 영리 목적의 민간 출판사이지 않나. 지역 출판계를 두고 서울 거점의 창비부산을 지원하는 것에 비판적인 목소리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창비부산이 있던 부산 동구도 공간 대여 형식의 지원을 밝힌 바 있다. 다만 동구는 공식적인 지원 제안이나 구체적인 협의는 진행된 바 없다고 밝혔다. 구 관계자는 “창비부산의 프로그램이 문화·관광 측면에서 지역에 이바지하는 측면이 커 가능하면 부산에 남길 바라는 입장”이라면서도 “구가 제안한 공간이 있지만 공유재산 사용 허가 심의 절차와 공개 입찰 등을 거쳐야 한다. 창비부산이 입찰에 참여해야 하는데 이용 의사를 명확히 전해오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구가 제안한 공간은 시민의 접근성이 떨어져 창비부산 측에서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창비부산 이교성 대표는 공간 없이도 부산에서 독자와 접점을 이어 나갈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상설 공간을 곧바로 마련하기에는 현실적인 제약이 있다”며 “공간 문제는 중장기적으로 검토하되, 학교·공공도서관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을 통해 부산과의 인연을 이어갈 계획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