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과 관련해 불법행위에 가담했다는 의혹을 받는 현직 시·도경찰청장들이 줄줄이 직위해제 통보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역 치안을 총괄하는 경찰청장들의 무더기 공백이 발생하면서 치안 공백 우려 또한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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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경찰청 전경. 국제신문DB |
19일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엄성규 부산경찰청장 직무대행은 경찰청 인사발령에 따라 이날부터 근무해제(국제신문 19일 자 보도)됐다. 엄 청장은 강원경찰청장 재직 당시 경찰 내부망에 불법 계엄에 저항하는 글을 올린 강릉경찰서 수사과장에게 ‘정치적 언행을 삼가는 게 좋겠다’는 우려를 전한 의혹을 받고 있다.
엄 청장은 최근 ‘헌법존중 정부혁신 태스크포스(TF)’가 발표한 징계 요구 대상자 명단에 ‘주의·경고’ 요구로 이름이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비상계엄 가담 여부를 조사한 TF는 경찰청에 28명의 징계·주의·경고 조치를 요구했다. 중징계(16명) 경징계(6명) 주의·경고(6명) 등이다.
TF가 구체적인 명단을 공개하진 않았지만 경찰청이 이들 대상자에게 19일 자로 직위해제 등을 통보함에 따라 엄 청장을 포함해 이날 오부명 경북경찰청장, 임정주 충남경찰청장 등이 직위해제 조치로 업무에서 배제됐다. 비상계엄 당시 오 청장은 서울경찰청 공공안전차장을 지내며 국회 봉쇄에 협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임 청장은 경찰청 경비국장을 지내며 경비 업무의 총책임을 맡았다.
또 충북경찰청 소속 경무관급 간부 김문영 생활안전부장은 이날 직위해제됐고, 임경우 수사부장은 대기발령 조처됐다. 비상계엄 당시 김 부장은 경기남부경찰청 공공안전부장으로 경기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청사와 수원 선거연수원 등 통제에 가담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임 부장은 당시 서울청 수사부장 겸 광역수사단장으로 비상계엄 선포 직후 주요 정치인 등의 불법 체포와 관련한 방첩사 요청에 협조했다는 의혹이다. 임 부장은 중징계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아 대기발령된 것으로 전해졌다. 박규남 대구 동부경찰서장 역시 이날 직위해제됐다. 박 서장은 비상계엄 당시 경기남부경찰청 경비과장·경무기획과장으로 중앙선관위 점거에 가담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이와 관련해 경찰 관계자는 “징계 요구 대상자에 대한 직위해제 통보 등에 관해서는 확인이 어렵다”고 밝혔다.
이례적으로 현직 시·도경찰청장이 대거 이탈하자 일각에서는 ‘치안 공백’을 부른다는 지적도 나온다. 심사를 통한 징계 처분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직위해제 대기발령을 통보하는 것도 섣부르다는 비판이다. TF의 중징계 경징계 요구 대상자여도 해당 처분이 내려지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징계 결과에 불복해 소청 심사를 청구할 가능성도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