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권 재판부 불신 접대의혹 제기
- 심리 미룬 변호인 ‘시간끌기’도
구속기소 이후 389일간 이어진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수괴 혐의 사건 재판은 숱한 논란의 연속이었다. 특히 재판부의 구속취소 결정과 윤 전 대통령의 16회 연속 재판 불출석 등 법리적·절차적 쟁점이 본안 심리만큼이나 큰 비중을 차지했다. 윤 전 대통령은 비상계엄이 초래한 사회적 혼란에 대해 끝까지 정당성을 강변하며 사과하지 않았다.
■‘구속취소’와 ‘재판부 불신’ 논란
내란 수괴 혐의 재판은 헌법재판소가 윤 전 대통령의 파면을 결정하고 열흘 뒤인 지난해 4월 14일 시작됐다. 이후 특검이 사형을 구형한 지난달 13일까지 총 43차례의 공판이 열렸다. 체포조 부대원부터 사령관까지 총 61명의 증인이 법정에 섰으며, 지난해 12월 30일에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조지호 전 경찰청장 등 군·경 수뇌부 사건과 병합됐다. 중복을 제외하면 총 160여 명에 달하는 증인이 증언대에 올랐다.
가장 큰 파장은 지난해 3월 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재판장)의 구속취소 결정에서 비롯됐다. 당시 재판부는 구속기간을 ‘날’이 아닌 ‘시간’ 단위로 계산하고, 영장실질심사로 인해 수사 서류가 법원에 머문 기간도 구속기간에서 제외했다. 이는 ‘날’ 단위로 계산해 온 기존 실무 관행을 벗어난 결정이라는 비판을 받았으며, 정치권의 재판부 불신론으로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지 재판장을 향한 공방도 격화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지 재판장의 유흥업소 접대 의혹을 제기했으나, 대법원 조사 결과 직무 관련성이 없는 개인적 식사 자리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이 논란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압수수색으로 이어졌고, 결과적으로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입법의 도화선이 됐다.
■16회 연속 불출석과 ‘침대 변론’
윤 전 대통령의 불성실한 재판 태도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그는 지난해 7월 재구속된 이후 “수사가 부당하다”며 약 4개월간 16차례나 재판에 나오지 않았다. 이후 자신에게 불리한 증언을 한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이 출석한 지난해 10월 30일 공판에야 모습을 드러냈다.
재판 막바지에는 피고인 측의 ‘시간 끌기’ 전략이 논란이 됐다. 지난달 9일로 예정됐던 심리 종결은 김 전 장관 측 변호인이 8시간 동안 증거조사를 진행하며 미뤄졌다. 법조계에서는 이를 두고 ‘법정 필리버스터’라는 비판이 나왔다.
윤 전 대통령은 재판 내내 12·3 비상계엄이 야권의 전횡을 막기 위한 ‘경고성 조치’였다며 이른바 ‘계몽령’ 논의를 반복했다. 최후진술에서도 국격 추락에 대한 사과 대신 “빈총 들고 하는 내란을 봤느냐”며 정당성만을 주장했다.
■“윤 어게인” 방청석엔 미소
19일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선고 내내 초조한 기색을 보이던 윤 전 대통령은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후 방청석의 일부 지지자들이 “대통령님 힘내세요”, “윤 어게인”이라며 응원을 보내자, 방청석을 향해 옅은 미소를 지어 보이기도 했다. 선고 직후에는 변호인단과 악수하며 짧은 대화를 나눈 뒤 재판부를 향해 고개 숙여 인사했다.
약 60분간 이뤄진 선고 내내 윤 전 대통령은 대체로 경직된 모습이었으나, 평소보다 초조한 기색을 내비치기도 했다. 수시로 한숨을 쉬며 바닥을 내려다보거나 눈을 자주 깜빡이는 모습이 포착됐다. 지 재판장이 주문(主文)을 낭독하며 형량을 선고할 당시, 윤 전 대통령이 옆자리의 윤갑근 변호사와 짧은 대화를 나누며 웃음을 짓는 장면이 중계방송에 잡히기도 했다. 징역 30년을 선고받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선고 과정 내내 굳은 표정으로 정면을 응시하며 자리를 지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