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 지역은 법안 심사 단계
- 국회 병합심사 배제 우려
부산시와 경남도가 행정통합의 법적 근거인 특별법 발의에 뒤늦게 착수했다. 대구·경북 등 경쟁 지자체들이 이미 법안을 발의해 국회 심사 단계에 진입한 것과 달리, 이제야 실무 검토에 들어가는 등 ‘어정쩡한 대응’으로 골든타임을 놓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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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형준 부산시장과 박완수 경남도지사가 지난달 부산·경남 행정통합 공동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부산시 제공 |
부산시는 부산·경남행정통합 공론화위원회가 최근 제출한 ‘행정통합 법률안’을 두고 실무 부서 검토를 진행 중이라고 9일 밝혔다. 시는 이르면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중 국회에 법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공론화위가 제출한 안건의 핵심 기조는 ‘연방제 수준의 자치·재정분권 모형 지향’이다. 단순한 행정구역 통합을 넘어 서울특별시에 준하는 법적 지위의 초광역 지방정부를 설치하겠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국세 이양과 특별지방행정기관의 일괄 이관을 통해 실질적인 자립 구조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특별법안에는 국세 이양 및 교부세 특례 등 재정 확충 방안이 담겼다.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6 대 4로 조정하고, 지역 내 양도소득세 전액과 법인세 30% 이상, 부가가치세 5% 이상을 지방세로 전환한다는 내용이다. 이를 통해 연간 약 10조5000억 원의 재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이밖에 ▷개발제한구역(GB) 해제 권한 이양 및 예타 면제 등 지역 개발 특례 ▷글로벌 항공우주·해양물류 중심도시 조성을 위한 산업·경제 특례 등도 담겼다. 또한 ‘문제해결형 입법’을 표방하며 취수원 다변화 등 물 자치권 확보와 기초지자체 존중을 위한 상향식 거버넌스 확립 원칙도 포함됐다.
하지만 핵심 특례인 ‘국세 이양’이나 ‘GB 해제’ 특례는 부처 간 이해관계가 촘촘히 얽혀 있어 중앙부처의 반대가 극심한 사안이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행안위는 지난 5일부터 대구·경북, 전남·광주, 대전·충남 등 3개 권역이 제출한 특별법의 쟁점을 조정하는 통합 심사에 돌입했다. 국회가 효율성을 이유로 여러 지역의 법안을 한데 묶어 병합 심사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뒤늦게 합류한 부산시의 독자적 요구가 타 지역과의 형평성 논리에 밀려 삭제되거나 하향 조정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이미 부산연구원과 경남연구원이 수개월 전 법률안 초안을 마련했음에도 행정 속도가 이를 뒷받침하지 못한다는 비판도 거세다. 자칫 2028년 통합이라는 로드맵에만 급급해 알맹이 없는 ‘선언적 법안’ 제출에 그칠 수도 있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2028년 통합이라는 청사진만 내놨을 뿐, 실제 입법 속도는 경쟁 지역에 비해 현저히 느리다”며 “타 지자체가 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치열한 협상을 벌이는 사이, 국회 심사 일정에 편승해 적당히 타협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