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 상태인데도 “남편이 공사대금을 받는 데 돈이 필요하다”며 어린이집에서 만난 지인에게서 36억 원이 넘는 돈을 뜯은 여성이 중형에 처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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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원 이미지. 국제신문 DB |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형사5부(김현순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혐의로 기소된 A(여·50대) 씨에게 징역 9년을 선고했다.
A 씨는 2014년 7월 B(여·40대) 씨에게서 남편 공사대금 결재 비용을 빌려달라며 100만 원을 받아내는 등 2024년 8월까지 677회에 걸쳐 36억7560만 원을 뜯어낸 혐의를 받았다.
법원이 인정한 범죄사실을 보면 두 사람은 2010년 각자 자녀가 다니던 어린이집에서 학부모로 서로를 알게 됐다. 당시 A 씨는 자신 이름으로 가진 재산이 없었다. A 씨는 보험회사 대리점을 운영하고 있었으나, 사채 7000만 원을 빚진 터라 월 수입으로 이자조차 제대로 낼 수 없는 처지였다.
그런데도 A 씨는 “남편이 건설사 협력업체에서 일한다. 원청 건설사로부터 들어올 공사대금이 많다. 공사대금을 받으려면 결재 단계에서 우리가 돈을 줘야 하는 게 있다. 지금 자금 사정이 막혀 급하게 돈이 필요하다”며 돈을 빌렸다. 공사대금이 들어오면 바로 돌려주겠다는 약속도 했다.
그러나 A 씨에게는 법률상 배우자가 없었다. 그가 남편이라고 칭한 인물은 교제하다가 2011년 헤어진 사람으로, 건설업에 종사한 적도 없었다. 당연히 공사대금 채권도 없었다. 한 번 거짓말이 통하자, A 씨는 변제를 요구받을 때마다 “정말 거의 다 됐다”는 식으로 어물쩍 넘어가며 추가로 돈을 뜯었다.
재판부는 “변제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마치 앞으로 수령할 공사대금이 있는 것처럼 피해자를 기망해 36억 원 이상의 돈을 편취했다”며 “편취한 돈을 기존채무 변제 및 생활비 등에 모두 사용했고, 현재까지 대부분의 피해가 회복되지 않았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