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자체·정부 한 발씩 물러서야”
이재명 정부가 오는 6월 지방선거 때 통합 자치단체장을 뽑으면 재정 특례 등을 제공하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박형준 부산시장과 박완수 경남도지사가 사실상 정부 계획에서 벗어나 2028년까지 통합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하면서 그 실현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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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형준 부산시장과 박완수 경남도지사가 28일 경남 창원 진해구 부산신항 내 동원글로벌터미널 홍보관에서 부산·경남 행정통합 공동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이원준 기자 |
이들 시장·도지사는 28일 올해 주민 투표를 거쳐 내년 특별법을 제정, 2028년 총선에서 통합 자치단체장을 선출해 행정통합을 완성한다는 행정 통합 로드맵을 제시했다. 이는 부산·경남 행정통합공론화위원회가 최종 보고서를 통해 제시한 2030년보다 2년이 이른 시기다.
이들이 이런 결정을 내린 배경에는 속도전에 치중하는 정부 기조를 일부 수용하는 동시에 다른 광역시·도와는 달리 주민 투표 이행 등을 토대로 한 ‘상향식 통합’을 강행하겠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이들 지자체는 그간 부산·경남 통합 이후 사회적 갈등 비용을 줄이고 단순 물리적 통합에서 나아가 ‘화학적 통합’까지 이끌어내기 위해 ‘신중론’을 강조해 왔다.
그러나 지역에서 ‘통합 골든타임’을 놓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현재 정부의 강력한 의지와 주민 열망, 양측 단체장 합의 등을 토대로 유례 없는 광역지자체 간 통합이 급물살을 타고 있는데, 이번 지선 이후에도 이런 동력이 유지되리란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우선 모두 국민의힘 소속인 박 지사와 박 시장의 임기가 오는 6월 30일 끝나는 터라 이들의 당락에 따라 정치적 지형이 급변할 수 있다. 만약 다른 정당에서 각각 부산과 경남 단체장을 배출한다면 정무적 판단에 따라 행정 통합이 좌초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들이 차기 단체장 후보군에게 임기 단축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한 점도 변수로 거론된다. 오는 6월 지선 때 선출된 부산·경남 지자체장의 임기는 오는 7월 1일부터 2028년 4월 통합 자치단체장 선거 때까지 1년 9개월로 기존의 절반에 그친다. 이에 임기를 길게 가져갈수록 입지를 넓히는 게 유리한 차기 단체장으로선 통합 논의를 무산시킬 공산도 있다.
박 지사는 이날 이런 지적을 두고 “앞으로 지선이 진행되면서 이 부분이 자연스럽게 대두될 것이고, 후보자들이 동의하도록 지역 주민의 요구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언급했으나 이런 흐름으로 갈지 장담할 수 없는 상태다. 이와 함께 선거 이후 통합 인센티브 유지 여부 등 정부 정책 방향도 예측하기 어렵다.
전문가는 원활한 통합을 위해선 정부와 부산·경남이 각각 원론적인 논리에서 한발 물러서야 한다고 제언한다. 조재욱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절차와 속도 모두 중요하지만, 양측이 각자 입장만 가지고 접근하다 보니 시·도민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며 “각각 보완책을 세운 뒤 시·도민 의중을 물어야 하는 게 순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