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市에 유해 발굴 적극 요구할 것”
“이제 부산 영화숙·재생원 피해생존자협의회는 우리 자신만을 향하지 않을 겁니다. 서울아동보호소 대구희망원 삼청교육대 등 국가폭력에 신음했던 모든 분을 위한 ‘국가폭력 플랫폼’ 역할에 나설 겁니다. 소리 없이 생을 마감한 이들의 자취를 찾는 것도 꼭 해야 할 일입니다.”
손석주(63·사진) 부산 영화숙·재생원 피해생존자협의회 대표는 영화숙·재생원 사건의 공론화부터 진상 규명, 그리고 28일 법원의 손해배상 승소 판결까지 피해자 구제 전 과정을 이끌었다. 그는 2022년 11월 1일 국제신문 인터뷰로 영화숙·재생원 사건을 세상에 처음 알렸다. 인터뷰 이후 ‘나도 피해자’라며 연락해 온 이들과 만난 자리서 손 대표와 박상종(69)·유옥수(72) 씨는 협의회를 꾸리기로 결의했다. 2022년 12월이었다.
협의회 활동은 곧장 생계를 위협했다. 손 대표는 배달 일도 그만뒀다. 사비를 털고 빚을 내 전국을 다니며 피해자를 만났다. 유력자들을 만나러 서울을 오갈 때는 경비를 아끼고자 KTX 대신 무궁화호를 탔다. 숙식은 동대문 근처 9000원짜리 만화방에서 해결했다. 오직 ‘나의 억울함’을 알릴 생각이었다면, 해낼 수 없는 일이었다.
손 대표는 “억울함을 이야기조차 할 수 없는 분들이 많다. 이분들을 대신해 줄 사람이 누군가는 있어야 된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다행히 현재는 회원 등의 지원을 받아 비영리민간단체로 등록하고, 동구 초량동에 번듯한 사무실도 뒀다. 피해자 3명으로 출발한 협의회를 현재 200여 명의 피해자를 대신하는 단체로 거듭났다. 향후 손 대표는 부산시 등을 상대로 영화숙·재생원 사건 피해자의 유해 발굴을 본격적으로 요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