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잡계 네트워크’ 새 분야 개척
- 인간서 출발한 AI 성장과정 소개
- “AI, 사람 방식 학습… 거짓말 사례도
- 빅데이터 분류, 의미 만드는게 중요
- 도구로 잘 쓴다면 일상 나아질 것”
‘100세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 사회에서 인생 2막을 펼칠 수 있는 용기와 정보를 공유하며 시니어 세대의 공감을 이끌어낸 ‘인생이모작포럼’이 네 번째 행사를 성황리에 마쳤다. 2023년 11월 국제신문이 창립한 ‘인생이모작포럼-한 번 더 현역’은 그간 ‘한 번 더 현역(1회)’ ‘100세 시대 자산 관리(2회)’ ‘고단한 시대, 성공적으로 인생 2막 열기(3회)’ 등의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면서 참석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
| 국제신문 주최 2026 인생이모작포럼이 열린 27일 부산진구 롯데호텔부산 3층 펄룸에서 참가자들이 포럼 개회를 기념하며 박수를 치고 있다. 이원준 기자 |
27일 오후 롯데호텔부산 펄룸에서 ‘시니어를 위한 슬기로운 AI 생활’을 주제로 개최된 제4회 심포지엄 역시 인공지능 시대가 성큼 다가온 오늘날 시니어 세대의 막연한 두려움을 해소하고, 변화한 양상에 맞춰 계획을 재설계하는 장으로 마련됐다. 세상의 패러다임이 기술혁신으로 급속히 바뀌고 있지만, 성공적인 2막을 꾸려가고 있는 ‘2막 선배’들은 “위기가 기회가 될 수 있다”며 “태풍처럼 불어닥친 AI를 막기 위해 벽을 쌓지 말고, 이를 활용하는 풍차를 만들라”고 조언했다.
■인간에서 출발한 AI, 인간 능가 전망도
 |
| 정하웅 카이스트 물리학과 석좌교수가 ‘디지털시니어도 알아야 할 AI: 챗GPT는 미래가 아니다’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이원준 기자 |
행사의 문을 여는 기조강연은 ‘복잡계 네트워크’라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해 사회학 경제학 인터넷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네트워크 과학의 발전을 이끌고 있는 카이스트 정하웅(물리학과) 석좌교수가 맡았다. 베스트셀러 ‘구글 신은 모든 것을 알고 있다’의 저자이기도 한 정 교수의 강연 제목은 ‘디지털 시니어도 알아야 할 AI: 챗GPT는 미래가 아니다’이다. 그는 인공지능의 출발부터 2024년 노벨물리학상 수상 연구 분야에 이르는 과정을 비롯해 AI 활용·부작용 나아가 복잡계 네트워크에 대해 두루 설명했다.
2024년 노벨물리학상은 인공신경망을 이용한 머신러닝의 근간을 마련한 공로를 인정받은 두 과학자, 존 홉필드와 제프리 힌튼이 수상했다. 당시 결정은 인공지능 분야가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사례로 학계에도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다. 노벨위원회는 이들 연구가 인간의 뇌에서 영감을 받아 기계에 독특한 인지 능력을 부여했다고 평가하면서, 인공 신경망을 이용한 기계 학습이 가능토록 한 근본적 발견과 발명에 대한 공로를 인정했다. 정 교수는 “인공지능이 아닌, 물리학에 근거한 모델을 발명한 것에 상을 준 것이라고 볼 수 있다”며 인간에서 출발한 인공지능의 성장을 소개했다.
그는 수상자 제프리 힌튼이 내놓은 AI에 대한 우려도 전하며 섬뜩한 AI의 거짓말 사례를 소개해 청중의 놀라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AI 역시 사람의 이용 방식에서 학습하는 만큼 ‘악당의 나쁜 목적’에 따른 사용 역시 익혀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프로그램 삭제를 지시했는데, AI가 인간의 지시와 무관하게 복제를 해놓은 행위가 발견되기도 했다. 과정을 추적해 보니 사라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인식한 AI가 자율적으로 한 행위라는 것이 확인된 사례가 있다”며 “AI의 존재를 잘 이해하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네트워크의 중요성 거듭 강조
복잡계 네트워크를 연구해온 정 교수는 데이터와 네트워크의 활용도 재차 강조했다. 데이터와 네트워크의 힘은 여전히 강력하고, 문제 해법의 결정적인 실마리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예시로 그는 2001년 네이처에 수록된 성관계 네트워크 분석 내용을 소개하기도 했다. 스웨덴에서 실시된 해당 연구는 40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해 동안 성관계를 가진 상대 수를 조사하고, 이들 연결고리를 분석해 성매개 질병 전파 방식을 추적한 것이다. 특이한 점은 일부 조사자가 수천 명과 연결돼 전파 속도를 급격히 높였다는 점이다. ‘허브’로 볼 수 있는 이들을 먼저 치료하면 전염병 확산도 예방할 수 있는 키를 발견했음을 알 수 있다. 정 교수는 “네트워크에서는 역시 허브의 역할이 강조된다”며 “거의 세상의 모든 것은 네트워크”라고 강조했다.
복잡계 네트워크를 이해하기 위한 ‘빅데이터’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빅데이터 자체보다 이를 분류하는 ‘데이터과학’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빅데이터를 이용해 의미와 가치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걸 제일 잘 하는 게 구글”이라며 “빅데이터는 상관관계를 보여줄 뿐 인과관계를 보여주지 않는다. 데이터과학은 인과관계를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AI를 활용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간이 뛰어난 이유는 협업을 통한 집단 지성이 힘을 발휘하기 때문이라며, AI와 똑똑하게 협업해 현재의 AI와 과학, 그리고 사람이 함께 나아가야 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정 교수는 “AI를 도구로 잘 쓴다면 우리 일상도 훨씬 발전하고 나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