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대가 기령 20년 넘겨 사고위험
- 임차 국비지원 안돼 지방비 부담
산불 영향 구역이 축구장 18개 면적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부산 기장군 산불(국제신문 지난 23일 자 6면 보도)에 진화용 헬기 17대가 투입된 가운데, 부산지역 산불 현장에 투입하는 헬기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대부분 노령 기체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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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정구 임차헬기장에서 헬기 정비사가 산불 관할 헬기를 정비하고 있다. 이원준 기자 |
26일 산림청과 부산시 등에 따르면 올해 부산지역 산불 현장에 투입하는 진화용 헬기는 총 9대다. 구체적으로 ▷시 임차 헬기 2대 ▷산림청 양산산림항공관리소 소유 헬기 5대 ▷부산소방재난본부 헬기 2대 등이다. 양산산림항공관리소는 부산 울산 경남을 비롯해 경북 일부 지역까지 관할한다.
문제는 9대의 헬기 중 7대가 노후 기체라는 점이다. 2018년과 2024년 각각 새 헬기를 도입한 부산소방재난본부를 제외하면 나머지 7대는 모두 기령 20년을 훌쩍 넘겼다. 시 임차 헬기는 중형 1대, 소형 1대로 각각 기령이 44년, 21년이다. 양산산림항공관리소는 소유 헬기는 2대가 중형, 3대가 소형이다. 이 헬기들의 기령은 중형이 26, 27년이며 소형 1대가 36년, 2대가 35년에 달한다. 국토교통부는 기령 20년 이상 헬기를 ‘경년 항공기’로 부르고 노후 기체로 분류한다.
특히 산불 진화 헬기는 노후 기체일수록 사고에 더 취약한 경향을 보인다. 재난 현장에 투입되는 만큼 저고도 운항 등 위험한 환경에서 운항하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경북 의성과 대구 등 산불 현장에서 추락한 헬기 2대의 기령은 당시 각각 30년, 44년이었다.
현실과 달리, 산불 진화 헬기의 중요성은 점차 커진다. 특히 이상기후의 영향으로 산불이 점차 대형화하면서 현장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장비다. 실제 지난 21일 기장군 한 타일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가 인근 야산으로 번졌던 기장 산불도 시 임차 및 관계기관 지원 등을 비롯해 총 17대의 헬기가 투입됐다. 이 산불은 한때 소방 대응 2단계와 산불 대응 1단계까지 발령되며 밤새 진화 작업이 이어졌는데, 일출과 동시에 헬기를 투입한 뒤 2시간30분 만에 주불 진압을 완료했다.
이 같은 상황이지만 신형 헬기를 도입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부품 수급이 잘 안 되고 세계적으로 산불이 대형화하는 추세라 비용도 비싸졌기 때문이다. 시 관계자는 “임차 헬기는 기본적으로 국비 지원이 되지 않아 지방비 예산만 사용할 수 있다”며 “신형 헬기를 임차하려면 비용이 크게 높아져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밝혔다.
최근 ‘재난 대응 항공기 운용상 쟁점과 향후 과제’ 보고서를 발간한 국회입법조사처는 “기령만으로 운항을 제한하기보다는 정밀 점검을 대폭 강화해 노후화에 따른 위험을 실질적으로 관리하는 방향이 더욱 합리적”이라며 “위험도가 높은 기체부터 단계적으로 제외하고 신형 기체 교체를 유도할 수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