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작정 찾은 제주도였다. 간호대학을 졸업하고 부산의 한 병원에 취업한 나는 긴장의 연속이었던 삶을 잠깐 내려놓고 싶었다. 처음 ‘제주 한 달 살기’를 계획했을 땐 잠시 숨을 고르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그런데 흔들렸다. 계획도 바뀌었다. 제주는 생각보다 조용하고 깊었다. 바다는 늘 그 자리에 있어 좋았다. 한 달 살기는 자연스럽게 제주 취업으로 이어졌다. 그렇게 나의 제주살이는 어느덧 5년이 됐다.
그를 만난 건 1년 전이다. 비혼주의를 말하던 내가 결혼을 생각하게 될 만큼 매력적인 사람, 예비신랑 양호준을 만났다. 직장 동료 소개로 만난 그는 제주에서 창호 일을 하며 성실하게 하루를 살아가는 사람이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그의 태도는 늘 한결 같았다. 말과 행동은 꾸밈없는 진심이었다. 타지에서 혼자 버티던 나에게 그는 큰 위로였다. 함께 있으면 애쓰지 않아도 괜찮았고, 평범한 하루가 충분히 따뜻했다. 그래서 결심했다. 이 사람과 함께라면 나란히 걸어가도 좋겠다고. 18일 우리는 부부가 된다. 큰 바람은 없다. 서로를 바라보며 쉬어갈 수 있는 가정, 부모에게 효도하고 아이들의 행복을 바라는 평범한 삶이면 족하다. 한 달의 쉼을 위해 떠났던 제주가 내 인생의 방향을 바꿔 놓았다. 제주가 맺어준 인연처럼 우리의 내일도 한결 같기를 바란다.
▶양창실 이애정의 아들 호준 군, 윤종대 이수정의 딸 효정 양=18일 오후 3시 부산 다비다웨딩홀 3층 그랜드볼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