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기과목 신청·암표목적 구매 등
- 사회 곳곳 기승…부작용도 속출
- 전문가 “규제와 윤리 교육 함께”
누구나 쉽게 인공지능(AI)을 다룰 수 있게 되면서 매크로가 사회 곳곳에서 기승을 부린다. 정부와 국회는 한 차례 관련 법을 개정했지만 매크로 불법 사용을 뿌리뽑기에는 역부족이다.
부산대학교는 2024년부터 수강 신청 과정에서 매크로를 쓸 수 없도록 프로그램을 개발해 시행 중이라고 11일 밝혔다. 매크로는 일종의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많은 양의 단순 반복 작업을 빠르게 처리하고자 개발됐다. 개발 목적과는 전혀 다르게 쓰이면서 사회적 부작용이 갈수록 커지는 실정이다.
대학가에서는 인기 과목 수강을 위해 매크로를 사용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부산대는 2024년 방지 프로그램 개발을 통해 수강 신청 때 매크로 사용을 원천 차단했다. 부산대 관계자는 “특정 IP에서 비정상적인 반복을 서버가 감지하면 새로운 화면에서 주어진 문제를 풀어야 다시 수강 신청 페이지로 복귀할 수 있다. 방지 프로그램 도입 후 매크로 사용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지역의 다른 대학도 부정한 수강 신청을 막고자 자체적인 프로그램을 설치해 운영 중이다.
대학가는 한숨을 돌리는 분위기지만 AI 발전과 대중화로 매크로 불법 사용은 더욱 활개를 친다. AI가 등장하기 전까지 사용 목적에 맞는 매크로를 구하려면 프로그래머에게 돈을 주고 제작을 의뢰해야 했다. AI를 누구나 활용할 수 있게 되자 굳이 돈을 써가며 매크로를 사지 않아도 된다. AI로 ▷웹 사이트 로그인 ▷데이터 수집 ▷자동 클릭 등 다양한 목적의 코드를 짤 수 있다. AI를 통해 코딩을 반복하며 자신에게 최적화된 매크로를 만들 수 있다.
AI로 만들어진 매크로는 여러 분야에서 불법적으로 쓰인다. 프로야구 암표 판매를 위한 대량 구매 목적으로 악용되는가 하면 부산시 공무원은 매크로를 사용해 초과 수당을 청구(국제신문 지난달 25일 자 4면 보도)했다가 법원에서 선고유예 판결을 받기도 했다.
이 밖에도 매크로는 여론 조작에도 쓰인다. 정치 관련 기사에 특정 댓글에 공감을 눌러 해당 댓글을 가장 상단에 노출시키는 방법이 대표적이다.
정부와 국회는 공연법을 개정해 2024년부터 매크로를 돌려 표를 대량 구매한 뒤 암표로 팔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한다. 형사 처벌 근거는 마련했지만 적발과 처벌까지 시간이 오래 걸려 실효성 문제가 불거지자 국회는 지난해 11월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에 나섰다. 개정안은 부정 판매 금액의 최대 50배에 달하는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해당 법안은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 회의를 통과했다.
전문가는 매크로 프로그램 자체가 불법은 아닌 만큼 교육을 통해 합법적인 사용을 지도하되 규제 또한 적절히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석환 동아대(컴퓨터공학과) 교수는 “AI로 매크로 프로그램 코드까지 짜주니 일반인도 목적에 맞는 매크로 프로그램을 쉽게 만들 수 있다. 교육과 규제는 함께 가되 AI와 매크로 프로그램의 윤리적 활용에 관한 교육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