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잠적해 세간의 눈을 피해 온 전세대출금 사기 사건 피의자가 과거 자신의 사건 주임검사였던 현 부장검사에 의해 재판에 넘겨졌다.
부산지검 강력범죄수사부(서정화 부장검사)는 5일 사기 혐의로 전세대출 브로커 A(50대) 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5일 밝혔다. A 씨는 2013년 11월 22일부터 이듬해 9월 26일까지 대출자를 모집해 허위 재직서류와 전세 계약서를 제출하는 방법으로 금융기관으로부터 16억 원 규모의 전세 대출금을 받아 낸 사건에 브로커로서 가담한 혐의를 받는다.
사건은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강력범죄수사부 소속 평검사였던 서 검사는 마약 사건을 수사하던 중 A 씨 등이 연루된 전세대출 사기 사건과 관련한 진술을 얻게 됐다. 강력범죄수사부는 보통 마약 사건을 수사하는 부서지만, 수사 단초가 생긴 만큼 이례적으로 전세대출 건을 직접 조사하고 나섰다.
수사가 시작되자 A 씨는 이내 잠적했다. 전세대출 공범들이 검찰 조사를 받게 되자 휴대전화를 해지하곤 추적이 닿지 않는 곳으로 숨은 것이다. 일용직 노동자로 전국을 떠돈 그는 10년간 수사기관의 눈을 피해 살았다. 결국 A 씨는 기소중지 상태로 지명수배됐고, 서 검사는 A 씨를 검거하지 못한 채 부산지검을 떠나야 했다. 약 10년이 흐른 뒤 서 검사는 강력범죄수사부장이 돼 부산지검으로 돌아왔다. 공교롭게도 이 무렵 A 씨 소재가 파악됐다. 지난해 8월 A 씨가 지명수배자인 사실을 알게 된 지인이 그를 신고한 것이다. 검찰은 A 씨를 구속, 뒤늦게나마 그를 재판에 부칠 수 있었다.
검찰 관계자는 “죄를 짓고 도피하더라도 누군가는 이를 기억하고 끝까지 추적해 처벌을 한다는 교훈을 준 사안”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