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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사랑기부금 활용 못하는 부산…8개 구·군 3년간 사용 ‘0’

정부 활성화 위해 稅공제 늘려도 지자체 상당수 어디 쓸지 못 정해

  • 임동우 기자 help@kookje.co.kr
  •  |   입력 : 2026-01-01 18:56:34
  •  |   본지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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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상 제작 등 취지 어긋난 사용도
- 필요사업 발굴, 기획력 키워야
부산 북구청 전경. 국제신문DB

정부는 고향사랑기부금 제도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지만 정작 부산지역 16개 구·군은 모인 기부금 활용 방안조차 찾지 못하고 있다. 기부금을 쓰는 곳도 제도와는 동떨어진 사업을 해 취지를 퇴색시키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올해부터 고향사랑기부금 세액공제를 부분 확대한다고 1일 밝혔다. 2026년부터 10만 원 초과 20만 원 이하 금액을 기부하면 40%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2025년(15%)과 비교해 공제율이 크게 올랐다. 정부는 세액공제 확대로 기부금 제도를 활성화하는 것이 목표다. 열악한 지방자치단체 재정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개인뿐만 아니라 법인 또한 기부할 수 있도록 법 개정도 검토 중이다.

고향사랑기부금 제도는 2023년 최초로 도입됐다. 정부는 꾸준히 제도를 손질해왔지만 부산 16개 구·군 중 절반이 지난해까지 기부금을 한 푼도 쓰지 않았다. 북구 강서구 서구 등 8개 구·군은 지난 3년간 기부금 사업을 하지 않았다. 이들 구·군은 모금액이 적다는 이유로 기부금을 집행하지 않았다. 서구 관계자는 “다른 곳보다 모금액이 적다. 기부금이 1억 원 이상 모이면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기금을 쓰지 않은 다른 구·군 사정도 비슷하다. 모금액이 적다는 이유를 내세우지만 실상은 지역에 꼭 필요한 사업을 발굴하고 기획하는 능력이 뒷받침되지 않아 기부금을 통장에 쌓아만 두고 있다.

기부금을 쓰는 곳도 주민과 지역에 꼭 필요한 사업이 아니었다. 사상구는 지난해 고향사랑기부금 가운데 1억2000만 원을 들여 동상을 제작했다가 거센 비판을 받았다. 동구는 부산진성공원에 맨발 황톳길을 만드는 데 약 4700만 원을 썼다. 필요성에 의구심이 들고 구의 자체 예산으로도 할 수 있는 사업이다.

기부금이 지자체 쌈짓돈처럼 쓰일 수 있는 건 일반 예산 심의와 달리 지출 문턱이 상대적으로 낮아서다. 예산 사업은 의회 심의를 통과해야 하지만 기부금은 구가 자체적으로 꾸린 기부금 운용심의위원회 의결만 얻으면 된다. 이 때문에 정부가 나서 적극적인 기금 활용과 지출을 살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행안부 관계자는 “제도 활성화를 위해 더 노력하겠다. 다만 정부가 나서 지자체 기금 지출을 제한하기는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지난해 기부금 사업을 펼친 8개 구 가운데 해운대구가 모범 사례로 손꼽힌다. 해운대구는 저출생과 보육에 초점을 맞춰 ▷해운대형 난임부부 지원사업 ▷해운대 쑥쑥 클리닉 사업 ▷온마을 육아 봉사 특공대에 기부금 8400만 원을 지출했다. 부산은 아니지만 전남 곡성은 고향사랑기부금 3억 원을 지출해 지역에 소아과 전문의를 초빙했다. 제주도는 원시림인 곶자왈이 훼손 위기에 놓이자 기부금으로 사유지 5㏊를 매입해 숲을 보전한다.

시민단체는 지자체에 지역과 주민의 수요를 정확히 파악하고 그에 맞는 사업을 기획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주문한다. 도한영 부산경실련 사무처장은 “아직 부산에서는 고향사랑기부금이 안착되지 않았다. 구·군이 지역에 맞게 지출해 기부자에게 기부 효용성을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 지난 3년간 고향사랑기부금 모금액
  미지출 부산 구·군

구군

지난 3년간 모금 총액

부산진구

2억8259만3600원

기장군

2억1671만5500원

강서구

1억9817만6000원

금정구

1억3140만 원

북구

1억2456만6500원

수영구

1억642만7000원

연제구

1억579만8300원

서구

9421만3980원

※자료 : 각 구·군, 2025년 기부금은 11월 말까지 집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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