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안전달·사진촬영 온라인 게시
- 한학자 등 ‘불법 후원 혐의’송치
통일교 정치권 로비 의혹으로 경찰의 참고인 조사를 받은 한일해저터널연구회(현 신한일미래포럼) 임원이 실제로 각종 선거 무렵마다 부산지역 유력 정치인과 만나 ‘평화대사’ 임명장을 전하거나 한일해저터널 관련 정책 제안을 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국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박모 신한일미래포럼 이사는 현역 정치인을 포함한 부산지역 정가와 폭넓게 접촉해왔다. 그는 통일교 산하 천주평화연합(UPF) 부산·울산회장, 통일준비국민연합 부산지부장 등을 지낸 통일교 측 인사다. 신한일미래포럼은 한일터널연구회의 후신 단체로, 이곳 회장을 맡는 한 설계사 대표 역시 통일교 신자다.
박 이사는 자신이 만난 정치인과 사진 촬영을 한 뒤 온라인 등에 게시했다. 특히 현재는 폐쇄된 자신의 블로그 게시물에 당시 만남의 목적이나 분위기 등이 잘 담겨 있다. 2018년 지방선거 때와 2020년 총선 2022년 대통령·지방선거 무렵 찍은 사진이 대부분이다.
블로그 게시물을 기준으로 박 이사와 촬영한 것으로 확인된 부산지역 정치인은 5명이다. 각각 국민의힘 백종헌(금정) 박수영(남) 이성권(사하갑) 의원, 서병수 전 부산시장(당시 부산진갑 의원), 박형준 시장이다. 2022년 대선 뒤 열린 국민의힘 부산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 참여한 사진도 포착됐다.
박 이사는 이들에게 ‘평화대사’ 임명장을 전달했다. 평화대사는 UPF 차원에서 위촉하는 일종의 명예직으로, 주로 정치인이 임명됐다. 통일교 2인자인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이 UPF를 통해 교단 현안을 지역에 전파하면 UPF가 평화대사인 정치인과 만나 이를 전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박 이사는 한일해저터널 관련 현안도 일부 정치인에게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게시물에서 박 이사는 2018년 1월 29일 이 의원(당시 바른미래당 부산시장 후보)이 한일해저터널을 공약으로 하겠다고 약속했다고 적었다. 실제 이 의원은 시장 출마 당시 한일해저터널 건설을 공약한 바 있다. 2022년 5월 28일에는 박 시장(당시 후보) 선거사무실을 방문해 평화대사 고문위촉장과 한일해저터널 정책제안서를 전달했다며 그와 통일교 관계자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렸다.
박 이사는 지난 28일 통일교 정치권 로비 의혹과 관련해 참고인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한편 경찰은 지난 29일 한학자 통일교 총재, 윤 전 본부장, 한 총재의 비서실장을 지낸 정원주 씨, UPF 회장 출신 송광석 씨 등 4명에 대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이들은 2019년께 여야 정치인들에게 조직적으로 불법 정치 후원금을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이들이 개인 명의로 후원금을 지급한 뒤 통일교 법인으로부터 돈을 보전받는 이른바 ‘쪼개기 후원’ 방식을 썼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