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만에 재개발에 들어가는 수영만 요트경기장이 공기 연장으로 요트업계 반발에 직면(국제신문 지난달 25일 자 1면 등 보도)한 가운데, 아직 계류 중인 요트가 200척이 훌쩍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를 끝으로 요트 계류 허가 기간이 끝나는 터라 최악의 경우 강제집행까지 불가피한 상황이다. 요트업계 일각에서는 소송까지 검토해 재개발 사업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5일 부산 해운대구 수영만요트경기장에 235척의 선박이 정박해 있다. 선박 계류 허가는 올해까지로 내년까지 남은 선박들은 강제이동 및 철거 대상이 된다. 이원준 기자

25일 부산시 체육시설관리사업소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수영만 요트경기장에 정박하고 있는 선박은 235척이다. 지난달 24일 재개발 착공식 당시 약 300척의 요트가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한 달 사이 50~60척의 요트가 수영만 요트경기장을 빠져나간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허가 만료가 일주일도 남지 않았는데, 아직 200척이 넘는 요트가 계류하고 있어 사실상 해를 넘겨도 여전히 많은 수가 머무를 것으로 전망된다. 만약 강제집행이 이뤄지면 불가피한 충돌이 발생할 수도 있다.

수영만 요트업계 관계자들은 지난달 재개발 사업 추진에 대응하기 위해 모여 ‘수영만 재개발 시민연대’라는 단체도 조직했다. 시민연대 관계자는 “이 정도 규모의 선박이 계류하려면 거제나 제주 까지 가야 하는데 요트로 그렇게 먼 곳까지 이동하는 것은 부담”이라며 “애초 해상 공사도 부분만 하기로 했는데 전면 공사로 바뀌어 요트가 갈 곳이 없어졌다”고 토로했다. 이어 “시가 먼저 빼지 않는 선박은 향후 선석 배정 우선권 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고, 단전·단수에 나선다는 공문을 보내는 등 일방적인 행정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시민연대는 지난 1월 시와 시행사인 아이파크마리나가 체결한 ‘수영만 요트경기장 재개발 민간투자사업 변경실시협약’의 제50조(보상업무)를 주무관청인 시가 지키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이 조항에는 ‘주무관청이 육상 및 해상 선박의 이동 조치 및 손실보상업무와 이주대책 등의 처리 업무를 수행한다’고 적혀 있다. 또 요트업계가 법적 조치까지 검토하면서 40년 만의 재개발 사업이 또 다시 표류할 가능성마저 제기된다. 시민연대는 행정소송 또는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 등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협약 조항에 명시한 보상은 계류 요트는 대상이 아닐뿐더러 애초 허가 기간은 올해가 끝이어서 추후 이동에 관한 책임은 없다”며 “당장 내년 1월부터 행정대집행에 들어가는 것은 아니고 우선 사전안내 등 절차부터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공기 단축보다는 손실 보상 등 측면에서 논의를 진행해 재개발 사업에 차질이 없게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