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양산시 천성산 해맞이 공원에 설치된 ‘천성산 기념비(사진)’가 필수 행정 절차인 공공조형물 심의를 누락한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해 10월, 양산시는 포르투갈 신트라시와의 자매결연을 기념해 약 4500만 원을 들여 이 기념비를 설치했다. 그러나 최근 시의회에서 해당 기념비가 ‘양산시 공공조형물 설치 관리 조례’에 따른 심의를 거치지 않았다는 지적이 잇달아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김지원 시의원과 김석규 시의원은 “심의 누락은 물론, 시 예산이 아닌 농수산물유통센터의 지역사회발전기금을 우회적으로 활용해 시장의 치적물을 세운 것 아니냐”며 공정성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양산시는 절차상 미비점은 인정하면서도 법적 하자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조례 시행 초기라 인지가 부족했으나, 외부 자문 결과 결정적 하자는 아니라는 답변을 받았다”며 “이미 공유재산으로 등록돼 관리 중이며 시급한 국제 교류 일정을 맞추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해명했다. 또 기념비에 시장 성명이 각인된 것에 대해 선거법 위반 의혹도 일었다. 이에 대해 양산시선관위는 “시장 이름 표기는 의례적 수준이며, 선전이나 지지 호소가 없어 위반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시 관계자는 “이번 논란을 계기로 향후 공공조형물 설치 절차를 강화하고 내부 공유를 철저히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