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거주시설이 있는 부산 11개 구·군이 시설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사실이 부산시 감사위원회에 의해 적발됐다. 장애인 소방시설이나 피난 유도체계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가 하면, 석면 등 유해 물질이 그대로 방치됐던 사실이 드러났다.

부산시청 전경. 부산시 제공

부산시 감사위원회는 지난 9월 시 장애인복지과와 11개 구·군을 대상으로 장애인 거주시설 안전감찰을 한 결과, 시정·주의 각 2건, 권고 1건, 통보 4건 처분을 내렸다고 24일 밝혔다. 장애인 거주시설은 부산에 총 62곳이나, 이 중 소방법 등을 적용받는 27곳에 감찰이 이뤄졌다. 구체적으로 ▷강서구 6곳 ▷기장군 해운대구 각 4곳 ▷부산진·서·남·금정·연제구 각 2곳 ▷북·사상·영도구 각 1곳 등이다. 각 구·군은 시설 운영자의 업무수행 을 점검하고 시설이 안전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지도 및 감독할 의무가 있다.

부산진구 등 10개 구·군은 화재 때 연기를 배출하는 배연설비를 설치하지 않거나 관리를 소홀한 점이 지적됐다. 조리실 등 화기 사용 장소에 소화장치인 자동확산소화기를 설치하지 않는 등 화재 초기 진압 소방시설의 설치나 관리가 미비한 점이 적발됐다.

남구 등 7개 구·군은 발암물질인 석면을 포함한 건축 자재를 파손 또는 방치해 놓거나, 사용이 금지된 가연성 건축 자재(드라이비트)를 그대도 둔 점 등이 지적됐다. 또 장애인 거주시설은 인권지킴이단을 운영해야 하는데, 11개 구·군이 이를 제대로 운영하지 않거나 운영요원을 배치하지 않은 점이 드러나 관계자들이 주의 조치를 받았다.

11개 구·군은 피난 유도체계를 갖추지 않거나 이와 관련한 시설관리를 부적절하게 한 점도 적발됐다. 시설 폐쇄에 대비한 장애인 전원 협약을 체결하지 않았고, 층별 피난기구 설치와 관리가 미흡한 문제가 있었다. 시 감사위원회 측은 “각 구·군에 피난 유도체계와 시설을 관리하고 장애인이 스스로 사용할 수 있는 피난기구로 기구를 교체하라고 통보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