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회직원 경비 대납 ‘기부’ 판단
- 지방선거 준비 여야시당 ‘난처’
내년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부산지역 기초의회 의원 상당수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아 출마에 발목이 잡히는 모양새다. 국민권익위로부터 수사 의뢰를 받은 경찰은 기초의회 의원을 상대로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부산경찰청은 권익위로부터 의뢰를 받아 북구의회 12명을 포함해 지역 내 두 자릿수 이상의 의원을 상대로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23일 밝혔다. 기초의회의 해외연수가 주민의 세금으로 진행한 외유성 관광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자 지난해 12월 권익위는 전국 243개 기초의회를 대상으로 실태점검을 진행했다. 점검 결과 의회 직원을 수행 목적으로 데려가려고 직원 여비를 대납하는 등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사례가 전국적으로 117건 확인됐다. 이에 권익위는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북구의회는 2022년 10월 노르웨이와 핀란드로 5박 8일간 공무 국외연수를 다녀왔다. 14명의 의원 가운데 개인 사정으로 불참한 의원 2명을 제외한 12명의 의원이 의회 직원 3명을 데려가기 위해 각자 20여만 원을 갹출했다. 권익위는 의원들이 공직선거법 제113조 기부행위 금지를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다.
북구의회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의원이 당별로 변호사를 선임해 경찰 수사에 대응하고 있다. 의원 대부분은 이미 경찰 조사를 받았다. 의회 직원 또한 참고인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했다. 북구의회 외에도 여러 지역 의회 의원들이 같은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처지다.
조사를 받는 대다수 의원은 내년 지방선거 출마를 준비 중이다. 공천 신청과 선거 준비를 앞두고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게 돼 의원은 물론 공천을 줘야하는 민주당과 국민의힘 부산시당도 난처한 눈치다. 경찰이 무혐의로 사건을 종결할 수도 있지만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넘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선출직 공무원은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 원 이상을 선고받으면 직을 잃는다. 양당은 내년 선거에서 당선된 후보가 선거법 위반이 인정돼 법원에서 직위 상실형을 선고받는 최악의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양당 부산시당은 우선 경찰 수사 결과를 지켜볼 계획이다. 두 당 모두 공천 심사 전 수사 결과가 나오는지 여부와 기소 의견으로 재판에 넘겨지더라도 불이익을 줄지는 아직 정하지 못했다. 기초의원을 상대로 수사를 벌이는 경찰은 이르면 연말 또는 내년 초 수사 결론을 내릴 전망이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수사 중인 사안이라 정확한 내용은 확인해줄 수 없다. 여러 의원을 상대로 출석 날짜 등을 조율하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조만간 수사를 마무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