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구 ‘시그니엘 부산’의 대연회장에서 현수막을 달던 작업자가 추락해 숨진 사고(국제신문 2020년 10월 30일 자 온라인 등 보도)를 두고 법원이 5년 만에 호텔 측 책임을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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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 10월 30일 부산 해운대구 '시그니엘 부산' 대연회장에서 작업자 A 씨가 탑승 중이던 리프트. 국제신문 DB |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고법 민사5부(이재욱 부장판사)는 숨진 작업자 손모 씨 유족 등이 시그니엘 운영사인 호텔롯데와 연회 대행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피고가 공동으로 1억1000여만 원을 원고에게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지난해 11월 1심 선고에선 연회 대행사 측 과실만 인정됐으나, 항소심 재판부는 범위를 넓혀 호텔롯데 측 유책까지 확인했다.
손 씨는 2020년 10월 30일 시그니엘 대연회장 벽면에 현수막을 달다 리프트가 넘어지며 6m 높이에서 추락했다. 뇌사 상태에 빠진 손 씨는 다음 달 13일 심장과 좌우 신장을 3명에게 기증한 뒤 숨졌다.
장기기증은 그의 형인 봉수(양산부산대병원 흉부외과 의사) 씨가 결정했다. 이번 소송 또한 봉수 씨가 주도했다.
재판부는 호텔롯데가 행사 장소 제공자로서 위험요인을 관리할 책임이 있다고 봤다. 그런데도 연회 대행사가 리프트를 반출할 때 작업신청서 작성 요청과 같은 안전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원고들은 또 호텔롯데 측이 책임을 회피하려 특별안전교육일지를 위조해 수사를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실제 호텔롯데 측은 이 일로 벌금형에 처해졌다. 다만 재판부는 문서 위조가 손 씨 등에 대한 직접적인 불법 행위를 이룬다고 보긴 어렵다고 판단했다. 호텔롯데 측과 대행사는 업무상과실치사,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별도의 형사 재판도 치렀다. 호텔롯데 측은 업무상과실치사 사건에서 최종 무죄를 선고받았으나, 산업안전보건법 혐의를 두고는 선고유예 판결을 받아 유죄가 인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