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의 통일교 금품 로비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핵심인 금품수수 시기와 장소를 특정하지 못하고 있다. 공소시효 만료가 목전인데 자칫 소리만 요란하고 혐의를 입증하지 못할 가능성이 나온다.

21일 취재를 종합하면 통일교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이 전 의원에게 금품을 줬다고 지목한 시기는 2018년이다. 사실이라 가정할 때, 전 의원에게 적용될 죄목은 정치자금법 위반 또는 뇌물수수다. 두 죄목은 불법 경로로 전 의원에게 금품이 건네졌다는 요건을 공유한다. 여기서 직무 대가성이 입증되면 뇌물수수, 그렇지 않으면 정치자금법이 적용된다.

정치자금법 위반은 공소시효가 7년이다. 즉, 이번 사건의 성격이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판단된다면 늦어도 이달 말 공소시효가 끝난다. 한편 뇌물수수의 공소시효는 최소가 7년이다. 수뢰액이 3000만 원 이상이면 10년, 1억 원 이상이면 15년까지 늘어난다. 전 의원에게 건네졌다는 금품은 현금 2000만 원과 1000만 원 상당의 명품시계로 총 약 3000만 원 규모다. 경찰은 전 의원에게 전달됐다는 명품 시계(불가리)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현재로선 뇌물수수 공소시효 10년 적용 기준인 ‘수뢰액 3000만 원 이상’에 부합하는지 알 수 없는 셈이다. 뇌물수수 성립 요건인 직무 대가성도 입증 여부가 불투명하다.

다급한 경찰은 수사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지난 19일 오전부터 14시간에 걸쳐 전 의원의 1차 소환 조사를 마친 경찰은 조만간 그를 재소환할 방침이다. 22일엔 통일교 전직 회계 책임자의 참고인 조사를 벌이는 등 통일교 측 수사에 다시 나선다. 경찰은 압수물 분석을 위해 회계분석 요원 등 2명을 증원했고, 조만간 수사팀에 5명을 추가해 수사 속도를 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