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김해시 생림면 양돈 축사에 설치된 악취저감시설. 김해시 제공

경남 김해시가 축산 악취 민원이 끊이지 않는 한림면 일대를 악취관리지역으로 추가 지정하고 악취저감시설을 집중 투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축산농가를 중심으로 반대 의견도 잇따르고 있다.

16일 김해시에 따르면 지난 10월 22일 한림면 34만㎡를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하겠다는 계획을 공고하고 15일간 주민과 이해관계자 의견을 수렴했다. 김해시처럼 인구 50만 이상 지자체는 악취관리지역 지정 권한을 가지고 있다. 현재 김해지역에서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된 곳은 주촌면(축사), 진영읍(공단), 부곡동(공단) 등 3곳으로, 한림면이 지정될 경우 네 번째가 된다.

이 기간동안 총 28건의 의견이 접수됐다. 의견 가운데 반대가 25건으로 대다수를 차지했고, 시행 시기를 늦춰달라는 유예 의견 2건, 찬성 의견은 1건에 그쳤다. 반대 의견은 대부분 규제 강화에 따른 부담을 우려하는 내용으로, 한림면 일대에 밀집한 축산농가들의 목소리가 주를 이뤘다.

한림면 악취관리지역 지정 대상 구역에는 양돈 축사 74곳과 재활용 사업장 1곳이 포함돼 있다. 특히 한국한돈협회와 김해시지부 등 축산 관련 단체도 공식적으로 반대 의견을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해시는 원래 올해 말 지정을 목표로 했으나, 현재는 접수된 의견을 검토 중으로 시행 시기와 최종 지정 여부를 아직 확정하지 않고 있다.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되면 악취 측정 기준이 강화되고, 지도·점검과 단속 강도도 높아진다. 시는 ‘축산악취 없는 쾌적한 생활환경 조성’을 비전으로 축산악취개선사업 등 49개 사업에 196억 9900만 원을 투입한 결과 지난해 축산악취 관련 민원이 2021년 대비 57.4% 감소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시는 2026년 축산악취 저감대책을 16일 발표하고 국·도비 포함 축산악취 개선 사업비 10억 2000만원을 확보해 특히 한림면 일원에 농가 맞춤형 악취저감시설 지원을 집중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악취 발생의 시간대·풍향·농도 변화 데이터를 수집해 원인을 추적하는 축산악취측정 ICT장비를 3개소 추가 설치해 35개소로 확대하고, 농림축산식품부가 직접 평가해 지정하는 ‘깨끗한 축산농장’도 더 늘린다는 방침이다. 김해에서는 현재 61개 농장이 인증을 받은 상태이며 매년 20~30개씩 지정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시는 지역별 변화하는 축산환경을 반영한 축산악취저감 5개년(2026~2030년) 종합대책 수립을 계획 중이다.

정동진 축산과장은 “축산농가와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시설 개선과 운영 지원을 확대해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축산악취 감소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