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2월이면 어김없이 찾아와 승객에게 기쁨과 즐거움을 선사했던 산타버스가 멈춰 섰다. 산타버스를 눈으로 직접 보고 버스에 올라 동부산 해안선을 감상하려 일부러 부산을 찾았던 관광객도 많았던 까닭에 산타버스의 운행 중단은 진한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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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주형만 기사와 대진여객이 준비한 산타버스 모습. 주형만 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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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는 187번 버스를 운영하는 대진여객과 지역 내 버스 회사에 공문을 발송해 크리스마스를 맞아 버스 내부에 부착한 인형 등 장식물을 철거하라는 공문을 발송했다고 13일 밝혔다. 시가 갑작스럽게 각 버스 회사에 공문을 보낸 건 기장군을 차고지로 둔 대진여객 소속 주형민 기사(51)가 운영하는 산타버스 운행을 두고 민원이 제기된 탓이다.
대진여객에서 187번 버스를 모는 주형민 기사는 9년 전부터 연말이면 버스 내부를 손수 꾸몄다. 산타버스인 줄 모르고 버스를 탄 승객은 두 번 놀란다. 산타 복장을 하고서 운전을 하는 주형민 기사를 보고 한 번 놀라고,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 나는 버스 내부를 보고서 또 한 번 놀란다.
차창 밖으로 부산의 해안선과 펼쳐지면 승객은 절로 감탄을 자아낸다. 산타버스는 인터넷과 SNS 등으로 널리 입소문이 퍼졌다. 지역 주민은 물론 다른 지역에 사는 이들까지 12월 산타버스 등장을 기다렸다. 이맘때면 산타버스가 언제부터 운행하는지 묻는 전화로 회사 전화기가 쉴 틈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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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1일 중단된 산타버스 내부 모습. 주형만 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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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산타버스는 지난해와 조금 달랐다. 신형 수소 전기버스가 도입돼 버스 내부 공간이 넓어졌다. 주형민 기사는 올해 일주일간 67시간을 쏟아부어 버스를 꾸몄다. ‘신형 산타버스’는 지난 1일부터 운행을 시작했다. 오는 28일까지 부산을 누빌 산타버스는 예상치 못한 민원으로 지난 11일부로 멈췄다. 산타버스를 탄 승객이 장식물로 인해 안전사고를 걱정하는 민원을 시에 접수했기 때문이다. 민원이 들어오자 시는 검토 끝에 대진여객의 산타버스를 비롯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버스 내부를 꾸민 장식물을 모두 철거하라고 요청했다.
시 관계자는 “대진여객에서 산타버스를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버스 기사님께서 승객에게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애쓰시는 점은 정말 감사드린다. 이번 민원을 두고 관계 법령을 꼼꼼히 살펴보고 많이 고민했다”라며 “승객 만족도가 높고 산타버스를 타기 위해 부산을 찾는 관광객도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 하지만 승객 안전이 우선이라고 보고 장식물 철거 관련 공문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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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1일 중단된 산타버스 내부 모습. 주형만 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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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에서 공문을 받은 대진여객과 주형민 기사는 안타까움을 안고서 장식물을 전부 제거했다. 회사 관계자는 “산타버스 운행이 정말 중단됐는지 묻는 전화가 온다. 시에서 철거를 요청해 어쩔 수 없이 따랐다”고 말했다. 가장 아쉬움이 큰 건 누가 뭐래도 지난 9년간 산타버스를 손수 꾸민 주형민 기사다. 승객에게 잠시나마 즐거움을 주기 위해 해마다 적지 않은 시간과 돈을 들여 산타버스를 만들었다. 그가 산타버스를 운영한 건 승객과 무언가를 나누고 싶은 소박한 마음에서다.
주형민 기사는 “버스 기사로 친절을 넘어서 승객에게 감동을 주고 싶어 산타버스를 운행해 왔다. 올해는 회사에서도 적극적으로 지원해 줬는데 갑작스레 중단돼 안타깝다”라며 “제일 아쉬운 건 산타버스를 기다렸을 아이들에게 미안하다. 그 점이 가장 가슴 아프기도 하다. 올해 민원이 있었으니 내년에도 산타버스 운행은 사실상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임동우 기자 help@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