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협, 후임 안 뽑는 방안도 검토
- 노조 “노동자 감소·안전 어쩌냐”
부산대 소비자생활협동조합(생협)이 학내 매점 정규직 노동자의 후임을 뽑지 않고 무인계산대와 아르바이트생 고용 등으로 업무 공백을 메우는 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카페와 문구점 등 이미 지역사회에도 무인화가 상당히 진전된 상황을 고려해 시대 흐름을 따라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반면, 노동자와 디지털 취약층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맞선다.
 |
| 부산대 학내 매점의 무인 운영 시간대 발생한 쓰레기들. 민주일반노조 부산본부 부산대생협지회 제공 |
민주일반노동조합 부산본부 부산대생협지회는 지난 8일 부산대에 총장 간담회를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다고 10일 밝혔다. 학교 내 매점 인력이 무인으로 대체되는 상황에 관해 논의하고 싶다는 게 요지로, 학교 측은 이 요청을 검토하고 있다.
부산대 학내 매점은 총 6곳(장전 5곳·밀양 1곳)으로, 정규직 노동자 6명이 매점마다 점장 역할을 한다. 이 중 장전캠퍼스의 노동자 1명이 올해를 끝으로 정년퇴직해 후임 채용이 필요하다. 그러나 생협 측은 후임자를 뽑지 않는 방안도 검토한다.
이에 노조는 무인화 추세로 정규직 노동자 일자리가 사라진다고 주장한다. 발주와 매장 관리 등 점주 역할을 하던 정규직 노동자 대신 무인계산대를 중심으로 인력 대체가 이뤄진다는 것이다. 매점은 24시간 영업하며, 밤에는 무인점포로 운영한다. 노조 관계자는 “지난 10월 학내 매점에서 전자레인지 폭발 사고가 있었고 무인운영 때는 카드 도난과 쓰레기 발생 문제가 심각하다”며 “다행히 폭발 사고는 당시 직원이 있어 화재로 번지진 않았지만 당장 전날에도 유사한 일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매점 무인화로 정규직 노동자 인원 감소와 함께 학내 환경과 안전 문제도 우려된다”며 “아르바이트 등 인력을 써도 정규직과 달라 공백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학교 측은 아직 후임자 채용 문제가 결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학교 관계자는 “야간 운영은 시작부터 무인운영이라 오히려 서비스 제공 시간이 확대된 것”이라며 “채용 여부는 생협이 결정할 문제인데 아직 검토 중인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채용하지 않더라도 카페 등 다른 생협 소속 직원과 아르바이트생으로 충분히 주간 인력 공백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무인계산대 등 기술의 발달로 서비스직 등 여러 직종이 대체되는 가운데, 노동자와 디지털 취약층 등이 배제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카페 편의점 등 각종 점포가 무인으로 운영되고, 매장마다 키오스크 등 무인계산대가 있다. 그러나 노인 등 디지털 취약계층은 이용에 어려움을 겪고 특정 업종은 일자리를 잃고 있어 도입에 충분한 고려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반면 일각에선 인공지능(AI) 등 기술 발전에 따른 변화를 역행해선 안 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부경대 문영만(경제학과) 전임연구교수는 “기술 발전에 따른 노동시장 변화는 업종마다 달라 일자리가 줄어드는 업계가 있으면 늘어나는 곳도 있다”며 “산업구조 변화는 필연적이고 장기적으로 보면 노동시장에도 도움이 되므로 일자리가 사라지는 직종은 다른 노동을 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노동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