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를 받아 조업에 필요한 자금을 벌어오겠다던 30대 남성이 투자 행위는커녕 조업할 선박을 고철로 매각했다며 60대 선주가 황당함을 금치 못하고 있다.

기사 내용과 무관한 부산 사하구 감천항. 국제신문DB

10일 부산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선주 A(60대) 씨는 사기와 횡령 혐의로 B(30대) 씨를 고소했다. 고소장을 보면 A 씨는 2022년 조업에 사용할 319ｔ급 선박을 일본에서 약 6억 원에 매입했다. 하지만 자금 사정이 어렵고, 조업할 준비가 되지 않아 해당 선박은 감천항 중앙부두에 장기간 방치돼 있었다.

A 씨는 이듬해 러시아 국적의 선원을 통해 B 씨를 소개받았다. B 씨는 “러시아쪽 투자자에게서 투자금을 받아 선박을 수리하고, 킹크랩 조업을 하면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다”며 A 씨를 설득했다고 한다. A 씨는 “당시 B 씨의 말을 전적으로 믿었다”며 “그의 말대로라면 투자금 유입 후 조업을 통해 선박대금과 투자금을 모두 회수할 것으로 기대했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A 씨는 B 씨의 요청에 따라 선박 소유권을 양도하고 권리를 포기한다는 내용의 각서를 작성, 공증해줬다. 해당 서류가 있어야 투자자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며 B 씨가 작성을 요구했다고 A 씨는 설명했다. 하지만 B 씨는 이 서류를 이용해 선체를 고철로 매각하고, 배에 남아 있던 유류도 팔아 1억2000만 원의 재산상 이득을 취했다고 A 씨는 주장한다. A 씨는 “B 씨가 마음대로 선박을 목포항으로 이동시킨 뒤 선박 해체 작업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고소장을 접수한 경찰은 B 씨를 불러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