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여행 왔다가 추락사 참극
- 유족 “사고 반복 않도록 개선을”
입대를 앞두고 부산으로 여행 온 20대 청년이 숙박업소에서 창문으로 추락해 숨졌다. 숙박업소는 주택과 달리 창문 높이와 안전 난간 설치에 대한 구체적인 규정이 없어 사각지대에 놓인 가운데 발생한 사고였다. 유족은 가족을 잃는 비극이 더 이상 반복되지 않도록 제도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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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월 부산 한 숙박업소 창문을 통해 20대 남성이 추락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진은 해당 숙박업소의 모습. 창대가 성인 골반 높이 정도다. 독자 제공 |
10일 부산 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7월 24일 새벽 부산 동구 부산역 인근 호텔 객실 8층에서 A(20대) 씨가 창문을 통해 지상으로 추락해 숨졌다. 다음 날 일행이 객실에서 A 씨를 찾았으나 보이지 않자 경찰에 신고했고, A 씨는 창문 밖 저층 테라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입대를 앞두고 아버지 고향인 부산에 놀러 온 A 씨가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왔다며 유족은 슬픔을 감추지 못한다.
유족은 해당 창문 하단(창대) 높이가 바닥에서 80㎝에 불과해 추락 위험이 크다고 주장했다. 실제 유족 측이 제공한 사진을 보면 해당 객실의 창대는 성인 남자가 서 있을 때 골반 정도 높이에 불과하다. 게다가 추락을 막을 난간이나 안전 바가 설치돼 있지 않고, 객실에는 경고나 주의 문구가 적힌 안내문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숙박시설은 아파트 등 주택단지와 달리 구체적인 창문 높이와 추락방지 시설 설치 규정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건축법 시행령을 보면 오피스텔은 거실 바닥으로부터 높이 1.2m 이하에 창문을 낼 때는 정해진 기준에 따라 추락 방지를 위한 안전시설을 설치해야 한다. 이는 주택용 건축물에만 적용되며, 숙박시설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또 건축법 시행령을 보면 옥상광장 또는 2층 이상의 노대(발코니)에는 높이 1.2m 이상의 난간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국토교통부의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에도 주택단지 안에 난간을 설치할 때 높이가 바닥에서 1.2m 이상으로 설치해야 하고, 철근콘크리트 등의 재료를 사용해 난간이 안전하게 설치돼야 한다고 규정한다. 하지만 이 역시 숙박시설은 예외로 한다. 이에 A 씨 사건을 수사한 경찰은 해당 숙박업소가 건축법 등에 저촉되지 않는 것으로 보고 변사로 종결 처리했다.
유족은 가족을 잃는 비극이 더 이상 반복되지 않도록 국민청원을 통해 현행 제도의 공백을 지적하고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유족은 “숙박시설 창문 설치 기준을 명확히 규정하고, 관리·감독을 강화할 수 있는 ‘숙박시설 안전관리 강화법(가칭) 제정이 필요하다”며 “이러한 참사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국토부는 숙박시설 등에서 창호를 통해 추락 등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전문가 이해관계자 등의 의견 수렴을 거쳐 정책을 반영하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A 씨 사건이 발생한 지역을 관할하는 구 관계자는 “공동주택과 달리 일반 건축물은 관련 규정이 미비한 것은 사실”이라며 “지자체는 입법권이 없지만, 제한적인 범위 내에서 시민의 안전을 지킬 방안을 마련해 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