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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하구 습지 등 2배 확대” “토목·조경 위주로는 안 돼”

낙동강 하구 0.9℃의 경고 <11> 부산시·전문가 정책간담회

  • 정지윤 기자 stopx@kookje.co.kr
  •  |   입력 : 2025-12-07 19:07:26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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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 ‘컨트롤 타워’ 마련 착수

- “데이터 기반 핵심 서식지 보호”
- 내년 5월까지 ‘기본계획’ 용역
- 기후 위기 대응방안 적극 반영
- 용역사 “습지 260만㎡로” 제안

# 생태전문가 ‘제1원칙서’ 마련 촉구

- “기후 변화로 하구 생태계 급변
- 철새 서식지별 추적 조사해야”
- 계획 단계부터 학계 등과 논의
- 국가도시공원 등과 연계 지적

<사진설명: 본지 창간 기획 시리즈 ‘낙동강 하구 0.9℃의 경고’와 관련, 부산시가 기후위기 대응형 습지 모델을 구축하는 등의 후속 조치 계획을 내놨다. 시는 이 같은 계획안을 공유하고 관련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지난 3일 시청 회의실에서 시 환경정책과와 국제신문, 낙동강하구에코센터, 부산연구원, 낙동강하구기수생태계복원협의회, 용역사 관계자 등 15명이 참석하는 정책간담회를 개최했다. 사진은 전문가와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의견을 말하는 모습. 이원준 기자 windstorm@kookje.co.kr>


부산시가 ‘낙동강 하구 0.9℃의 경고’ 창간 기획 보도(국제신문 지난 9월 2일 자 1면 등 보도)를 계기로 낙동강 하구 생태 복원 사업을 일회성이 아닌 장기적인 관점에서 유지·관리 체계 시스템을 제도화하는 방안을 마련한다. 생태 전문가들은 ‘토목·조경’ 위주의 조성으로 서식지 기능을 잃었던 과거의 시행착오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인위적 개입에 앞서 뚜렷한 목적과 기능 분담 설계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는 최근 시청에서 ‘낙동강 하구 0.9℃의 경고’ 보도와 관련해 정책간담회를 개최했다. 간담회에는 시 환경정책과와 국제신문, 낙동강하구에코센터, 부산연구원, 낙동강하구기수생태계복원협의회, 용역사 관계자 등 15명이 참석했다.

■자연 서식지 보전 원칙 확고

부산시가 구상한 조치 계획의 핵심은 지속가능한 자연·인공서식지 관리 시스템을 제도로 만들자는 것이다. 이는 자연 서식지 보전이 가장 효과적이고 대체·인공서식지는 조성만으로는 제 기능을 할 수 없어 지속적인 유지·관리(A/S)가 필수적이라는 본지 지적에 공감한 데 따른 것이다. 시는 생태 복원 이후 관리에 필요한 재정 지원과 인력 운용 방안, 관리 주기 예측 등을 제도로 마련할 계획이다. 을숙도 인공 철새도래지 사례처럼 인공서식지의 자연 기반 해법을 유도하는 관리 방안도 고민한다.

시는 낙동강 하구 통합 관리 체계 구축을 위한 행정 제도 개선책과 통합 관리 조직 정비 계획을 수립한다. 이는 낙동강하구일원 환경관리기본계획(기본계획)을 토대로 일관성 있는 장기 실행을 위해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는 본지 제안에 따른 후속 대응이다. 생태공원이 위치한 본류와 달리 완충녹지 확충이 시급한 서낙동강 생태축 보전·반영을 위해서도 조직적 역할이 중요한 시점이다.

부산시 김용건 환경정책과장은 “과학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후변화에 대응해 핵심 서식지를 지키고 생태복원구역을 확대해 미래 세대에 낙동강 하구의 가치를 온전히 전달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양적 확대에서 질적 개선으로

이어 기본계획 구상 발표를 맡은 권동운 한울자연생태연구소장은 기후위기 대응과 생태계 회복, 서식지 통합 관리 방안을 발표했다. 해당 용역은 지난해 11월부터 내년 5월까지 시비 14억7500만 원을 투입해 동의대산학협력단과 하나이엔씨, 한울자연생태연구소가 공동 수행한다. 낙동강 하구 일원 생태계 보호를 위한 대체서식지 확보와 통합적인 사후 관리 방안 마련을 뼈대로 민관 거버넌스 활성화와 생태관광지 조성 방안을 마련하는 내용이다. 여기에 더해 시는 본지 기획에서 강조한 기후 위기 대응 방안을 계획에 적극 반영할 방침이다.

용역사는 낙동강 하구 서식지의 양적 확대에서 질적 개시로 방향을 전환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낙동강 하구 핵심 보전 지역을 9%에서 20.5%로 2배 이상 늘려 녹지와 습지를 확충한다. 또 생태공원 일대 수역 구조 변경과 육역화 개선, 서낙동강 완충 녹지 확보 등을 통해 총 260만㎡ 규모의 습지 확대를 제안했다.

구역별로 보면 대저생태공원은 파편화된 수역 공간을 연결해 습지를 늘릴 계획이다. 이때 큰고니와 오리류가 즐겨 찾는 먹이터 등은 현 상태를 최대한 유지하는 방향으로 접근한다. 삼락생태공원은 현 육역화 지역을 철새도래지로 바꾸고 본류와 인접한 곳에 수역을 조성해 대저와 삼락 연결성을 강화할 방침이다. 맥도생태공원은 연꽃단지가 고니류의 핵심 도래 지역이기에 일대 초지와 습지를 늘리는 계획을 제시했다.

권 소장은 “초기 낙동강 하구 복원 사업은 개발 사업 보상 중심이라는 구조적 한계가 누적된 방식”이라며 “2000년대 이후에는 경관을 보기 좋게 가꾸고 친수공간을 늘리는 데 우선해 생태 기능과 생물 다양성 보호 기능은 상대적으로 미흡했다. 복원 면적 자체는 증가해도 기후 적응력과 생태 회복력, 연결성은 부족했다는 진단 아래 이를 개선하는 방향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시행착오 史’ 반복 안 된다

낙동강 하구 생태전문가들은 이날 정책간담회에서 낙동강 하구 생태계 ‘백년지대계’를 위한 따끔한 지적과 격려를 열정적으로 쏟아냈다. 부산연구원 여운상 선임연구위원은 “하구 습지는 일반적인 공원처럼 미관상 보기 좋게 보이는 데 초점을 맞춰선 안 된다. 수로를 파는 등 인위적 개입에 앞서 해당 서식지가 어떤 종을 대상으로 수용력을 지니는지, 주변 서식지와 어떻게 기능 분담하고 연결성을 지닐지 뚜렷한 목적이 있어야 한다”며 “초기 계획이 불분명한 채 이뤄지는 습지 확대는 자칫 ‘토목·조경’ 위주로 이뤄져 서식지 기능을 잃었던 과거의 실패를 반복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생물다양성 보전과 보호라는 원칙을 정책으로 구체화하는 시도도 필요하다는 제언도 있었다. 낙동강하구에코센터 이원호 박사는 “기후 위기로 하구 생태계가 급변하는 상황에서는 그동안 낙동강 하구에서 주로 언급됐던 큰고니 등 일부 종에서 벗어나 시각을 넓힐 필요가 있다. 큰고니는 한 해 2000마리 수준으로 일정한 데 비해 청둥오리가 깜짝 놀랄 정도로 줄었다” 며 “생태계 가치를 지키기 위해 어떤 종을 우선 관리할지, 추적 관찰할지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다”고 짚었다.

이어 이 박사는 “대체서식지 조성이 용역의 최종 목표여서는 안 된다. 기존 서식지의 질을 높일 관리 방안이 더 늘어야 한다”며 “삼락생태공원은 물에 잠기는 침수 구역에 체육시설이 있고 반대로 퇴적물이 쌓이는 곳에 인공습지를 만들어 땅처럼 변했다. 습지 확대에 앞서 강의 흐름과 퇴적물이 쌓이는 지대를 정확히 파악해 그에 맞게 활용하는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관련 연구를 확충해야 한다는 공통된 목소리가 나왔다. 여 선임연구위원은 “권역별 모니터링 조사에서 벗어나 서식지별 추적 조사와 GPS 조사 등 새로운 방법을 통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서진원 낙동강하구에코센터장은 “철새 외 다른 종의 생물 복원 노력과 연구 계획이 늘어야 한다”며 “중부권에서 어려움을 겪는 민물가마우지 대발생 문제와 낙동강 연어 복원, 블루카본 잘피 등 다양한 연구 과제가 쌓여 있다”고 조언했다.

■“제1 원칙 역할 맡아야”

시가 추진 중인 낙동강하구 국가도시공원, 지방정원 계획과 유기적인 계획을 내놔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낙동강하구기수생태계복원협의회 최대현 운영위원장은 “낙동강 하구를 놓고 시 산하 부서 간의 소통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 국가도시공원과 지방정원 담당 부서에서 계획하는 청사진과 환경정책과의 그것이 다르다”며 “내부적으로 조율하지 않고 별도 용역만 남발하면 시민 혈세를 낭비하는 꼴이다. 생태 보호와 관련한 부분은 환경정책과가 의지를 갖고 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본계획이 앞으로 하구 생태계 보호의 ‘제1원칙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2000년 수립한 제1차 기본계획이 지난 25년 동안 시와 연구 기관이 해야 할 일을 알려주는 나침반 역할을 한 것처럼 이번 기본계획이 핵심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것이다. 부산대 생명과학과 주기재 명예교수는 “기본계획에는 시간이 흘러도 반드시 지켜져야 할 원칙이 담겨야 한다. 특히 정치권의 치적 자랑을 위한 개발 논리에 매몰되지 않기 위해서 더 중요하다”며 “담당자와 조직이 바뀌어도 원칙이 지켜지기 위해서는 계획 수립 단계에서 학계 및 시민사회와의 충분한 논의를 거쳐 합의한 내용이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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