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무법인들 손해볼까 민사 꺼려
- 법률구조공단 기준도 높아 난항
손쉽게 큰돈을 벌 수 있는 집단소송에는 법조계가 뜨거운 경쟁을 펼치지만 소액 피해자 사건에는 미온적인 모습을 보인다. 차선책으로 정부가 운영하는 대한법률구조공단에서 도움을 받으려면 넘어야 하는 허들이 만만치 않다.
부산 북부경찰서는 3일 오전까지 화명동 헬스장 먹튀 사건(국제신문 지난 2일 자 6면 보도)과 관련해 40여 건의 고소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예상보다 고소 건수가 적은 배경에는 피해자가 느끼는 현실적인 어려움 탓이다.
피해자가 1000명에 달하고 피해 금액도 수억 원에 달해 경찰 수사 단계부터 변호사를 선임해 대응하는 게 효율적이지만 정작 법조계 반응은 미온적이다. 수사와 형사 처벌까지는 무리가 없지만 실질적인 피해 변제를 위한 민사소송은 다른 문제다. 법무법인과 변호사가 소액 사건 집단 소송을 맡았다가 자칫 손해를 볼 수도 있다. 헬스장 먹튀 사례만 보더라도 사건은 하나지만 1000명의 피해 내용이 저마다 달라 조사에 많은 시간과 인력이 필요하다. 한 사건 진행을 위해 별도 인력을 채용하면 법무법인은 받은 수임료보다 많은 지출을 해야 할 수도 있다.
최근 쿠팡과 SK를 상대로 한 집단 소송은 분위기가 180도 다르다. 전국 각지의 법무법인이 나서 집단 소송인 확보에 사활을 걸었다. 사건 개요가 간단하고 소송 대상도 배상 능력이 충분한 대기업이라 승소에 따른 기대 이익도 크다. 휴대전화로 불과 5분이면 소송 참가 접수가 가능하다. 소송 비용도 1만~3만 원으로 적다. 승소땐 법무법인은 손해배상금의 최대 30%까지 성공 보수로 가져간다.
이번 헬스장 먹튀 사건 피해자들은 정부가 운영하는 대한법률구조공단에 도움을 구할 수 있다. 법률 상담은 무료로 받을 수 있지만 공단이 직접 소송에 나서는 법률 구조는 기대하기 어렵다. 소득, 신분(자격), 피해 유형 등 공단이 정한 기준을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공단이 법률 구조 기준 완화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부산대 김현철(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공단이 자체적인 기준을 정해 법률구조 대상을 정한 것으로 안다. 소액 사건 피해자가 많으면 공단이 한꺼번에 맡아 법률구조를 할 수 있도록 기준을 손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운동시설을 운영하는 업체는 5000만 원의 채무를 갚지 않아 부산지법 서부지원에서 지급 명령을 받은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