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회 선정자 나와도 징계는 없어
부하 직원에게 막말을 하거나 과중한 업무를 떠맡긴 이른바 ‘부산시 갑질 간부’가 선정됐다. 다만 별다른 인사상 불이익을 받지는 않아, 경직된 공무원 문화를 개선하고 생산성을 올리려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부산공무원노동조합에 따르면 지난달 24·25일 직원을 대상으로 시행한 ‘2025년 일하고 싶은 직장 문화 정착 및 개선 방안 마련을 위한 존경하는 간부, 갑질 간부 설문조사’ 결과 2·3·4·5급에서 각각 1명씩 뽑혔다. 특히 4급 과장은 다회 선정자였다. 갑질 간부로 뽑혀도 별다른 인사조처는 없다. 설문조사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김명수 부산공무원노조 위원장은 “갑질 간부에 대해서는 시장에게 강한 유감과 경고 조치를 강력히 요구할 계획”이라고 했다.
상당수 시 공무원은 상사의 크고 작은 폭언과 막말, 업무 전가 등의 갑질에 시달리는 것으로 확인됐다. 간부 공무원에 대한 대체적인 인식을 묻는 설문조사 항목에서 주요 문제점으로는 응답자 55%가 ▷인격모독 등 갑질 행위 ▷업무 무지 ▷책임 전가 ▷대안 없는 문제 제기 등을 꼽기도 했다. 사무실에서 큰 목소리로 비하하는 발언을 섞어가며 업무 등을 지적하는 경우는 횡행한다. 한 공무원은 “남들 보는 앞에서 면박을 당하면 수치스럽다. 그런데 팀장은 이런 모습 보는 것을 즐기는 듯 강도가 점점 심해진다”며 “이때문에 정신과 치료를 받는다. ‘산재’에 해당하지만 하소연 할 곳도 없어 막막하다”고 했다.
2021년 12월 시행된 ‘공무원 징계령’에 근거해 ‘우월적 지위 등을 이용한 비인격적 부당행위(직장 내 괴롭힘)’ 조항에 따라 갑질 상사에게 감봉·정직·강등·해임·파면 등 징계를 내릴 수 있다. 시 권익보호담당관실을 통해 상사의 위법한 행위를 신고할 수 있지만, 올해 접수된 건수는 7건에 그친다. 상명하복과 위계질서가 강하고 폐쇄적인 공직사회 분위기 속에서 상사의 잘못을 공식적으로 지적할 만한 ‘간 큰’ 공무원이 드물기 때문이다.
한편 ‘존경하는 간부공무원’으로는, 김귀옥 청년산학국장, 민순기 도시공간계획국장, 이경덕 기획관이 뽑혔다. 그리고 ‘존경하는 시의원’으로는 이준호(금정구) 의원이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