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군청 전경. 국제신문 DB

경남 남해군이 정부의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 사업 지원금의 농협 하나로마트 사용 여부를 놓고 골몰하고 있다.

1일 남해군에 따르면 군은 내년부터 2027년까지 2년간 모든 군민에게 월 15만 원의 지역사랑상품권(화전)을 지급한다. 남해사랑상품권은 선불카드로 지급되며 이는 상품권 가맹점으로 등록된 업체에서만 결제할 수 있다. 남해군 소재 연매출 30억 원 이하인 점포만 가맹점 신청을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연매출 30억 원을 초과하는 농협 하나로마트에서는 지원금을 사용할 수 없다. 현재 농림축산식품부의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추진 기준도 하나로마트는 사용처에서 제외된다.

하지만 면 지역 주민들은 시범사업 실효성을 높이려면 상권이 취약한 농촌 현실이 반영돼야 하고, 특히 면 지역 주민들의 주요 소비처인 하나로마트가 사용처에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삼동면 정모(65) 씨는 “새 정부에서 받은 민생쿠폰도 처음에는 하나로마트에서 사용을 못 했으나 규정 변경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되니까 편리했고 만족도가 높았다”며 “기본소득도 하나로마트에서 생필품을 사는 데 쓸 수 있어야 사업 효과를 실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소상공인들은 하나로마트 사용이 가능해지면 이번 시범사업 혜택이 많이 감소할 것으로 우려한다. 농어촌 기본소득 지원금이 영세 상인과 전통시장 상인, 상공인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로 하나로마트를 포함한 대형마트는 사용처에서 반드시 배제돼야 한다는 견해다.

남해군은 농식품부 지침에 맞춰 하나로마트를 제외하는 대신 면 지역에 사용처가 없는 업종은 읍에서 쓸 수 있도록 보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편 농식품부는 농어촌 기본소득 사용처 지정과 관련해 지역마다 상황이 달라 지방자치단체와 협의를 진행 중이며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는 견해다. 하나로마트 사용 요구 수용 여부를 포함한 시범사업 최종 지침은 12월 중 확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