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도시철도 하단~녹산선 건설 방식을 전면 수정했다. 앞서 두 차례 참여사가 없어 유찰을 겪자 시가 직접 나서 사업 문턱을 낮추면서 서부산 주민의 숙원이 해소될 지 기대된다.
부산시는 건설기술심의위원회를 열어 하단~녹산선 입찰 방법을 변경했다고 27일 밝혔다. 하단~녹산선은 사하구 하단역에서 시작해 강서구 명지신도시를 거쳐 녹산국가산업단지까지 이어지는 총길이 13.47㎞의 도시 철도망이다. 강서구는 명지신도시가 자리 잡으며 인구가 꾸준히 늘었다. 2016년 10만9000명에 불과했던 강서구 인구는 2025년 10월 기준 약 15만 명에 육박한다. 인구는 빠르게 늘었지만 강서구와 도심을 연결하는 대중교통은 턱없이 부족하다. 게다가 강서구 녹산산단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출퇴근길 고충이 크다.
시는 서부산권의 만성적인 교통난 해소를 목적으로 하단~녹산선을 계획했다. 시는 지난 8월까지 부산교통공사가 주관하는 하단~녹산선 단일 공구 턴키방식 입찰을 추진했다. 입찰을 받은 시공사가 전 구간의 설계와 시공을 모두 맡는 방법이다. 최근 인건비와 원자재 가격이 가파르게 올라 지난 6, 8월 두 차례 입찰 공고를 냈지만 참가 의향을 밝힌 업체는 없었다.
반복되는 유찰에 시는 공사 구간을 셋으로 나눴다. 시에 따르면 ▷하단~명지신도시 ▷명지신도시 구간 ▷명지신도시~녹산산단으로 분할했다. 각 구간은 설계와 시공을 나눠 분리 입찰하기로 정했다. 사업 또한 부산교통공사가 아닌 시가 맡는다. 시 관계자는 “기존 방식으로는 사업 진행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입찰 방법을 바꿨다”며 “교통공사가 사업을 추진하면 시에 행정절차를 거쳐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어 시가 직접 하기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시는 연내 입찰 공고를 낼 계획이다.
시가 사업 문턱은 낮췄지만 어려움은 남아있다. 하단~명지신도시 구간과 명지신도시 구간은 지하화 구간이 포함돼 있어 명지신도시~녹산산단 구간과 비교해 공사가 쉽지 않다. 시는 설계 과정에서 구간 특성에 맞게 공사비를 책정해 사업 참여를 유도할 계획이다. 사업 기간 또한 현재로서는 못 박기 어렵다. 시는 2029년 착공해 2032년 완공이 목표였지만 사업비 조정 과정과 유찰을 겪었다. 하단~녹산선의 정확한 완공 시기는 입찰 이후 설계를 거친 뒤에야 가늠할 수 있다. 착공 시기와 완공 시기 연기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건설 업계 반응은 엇갈린다. 공사 구간을 나눠 업체의 시공 부담은 줄었다. 공구마다 난이도 차이가 있어 특정 구간을 선호하거나 기피할 가능성이 있다. 한 건설 업계 관계자는 “입찰에 뛰어들 업체가 늘어날 것으로 본다. 다만 어려운 구간은 사업을 맡지 않으려는 경향을 보일 수 있다. 시가 사업비를 충분하게 책정하지 않으면 특정 구간 기피 현상이 현실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