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이 발생한 선박. 부산해경 제공

부산 영도구 해상에 정박 중이던 선박에서 동료 선원을 폭행해 숨지게 한 러시아 선원 2명이 구속됐다.

부산해양경찰서는 폭행치사 혐의로 러시아 국적의 갑판장 A(40대) 씨와 갑판원 B(30대) 씨를 구속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 1일 새벽 시간 영도구 남외항 묘박지 해상에 정박한 러시아 국적의 원양어선 C호(813ｔ)에서 같은 국적의 갑판원 D(40대) 씨를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부산해경에 따르면 A, B 씨는 지난 10월 31일 저녁 선내 침실에서 함께 술을 마신 뒤 같은 날 밤 10시께 D 씨 침실에서 D 씨를 집단 폭행했다. 이들은 평소 업무에 소홀하다며 말다툼을 벌이다가 D 씨를 폭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D 씨가 숨지자 A, B 씨는 “D 씨가 과다 음주한 까닭에 사망했다”며 거짓 진술하며 범행을 은폐하려 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해경은 혈흔·DNA 분석을 포함해 정밀 과학수사와 선내 CCTV 영상 등을 확보해 이들이 허위 진술하고 있다는 것을 규명했다. 이를 토대로 자백을 받아낸 뒤 중대 범죄로 규정하고, 법원으로부터 A, B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받았다.

이경열 수사과장은 “초기 단계부터 신속하게 전문수사팀을 투입, 단순 변사 사고로 위장될 뻔한 사건을 집단 폭행으로 밝혀냈다”며 “선내 질서와 생명을 위협한 강력범죄는 어떠한 예외도 두지 않고 단호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