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수련 끝에 부산 지역 발달장애인 11명이 검은 띠를 맸다. 국기원 개원 이래 처음 열린 장애인 승단 심사를 통과한 발달장애인은 이제 새로운 꿈을 꾼다.

국기원 장애인 승단 심사를 마친 뒤 응시자들이 다함께 기뻐하고 있다.

국기원은 지난달 치른 장애인 승단 심사에 29명이 합격했다고 20일 밝혔다. 부산에서는 11명이 승단 심사에 도전(국제신문 지난 10월 17일 자 2면 보도)해 검은 띠를 매는 기쁨을 누렸다. 11명 가운데 8명은 사회적협동조합 꿈 공작소와 북구 다울 태권도의 협업 아래 2년 2개월간 구슬땀을 흘렸다.

응시 원서를 낸 뒤에는 평소보다 훈련량을 배로 늘렸다. 품새 동작을 외우고 각종 동작도 정확히 구사해야 해 쉽지 않았다. 과정은 험난했지만 이제는 어엿한 유단자로 거듭났다. 김민수(25) 씨는 “훈련 과정부터 내내 행복했다. 합격을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응시했는데 정말로 결과가 좋아 뿌듯하다. 앞으로도 꾸준히 태권도를 하고 싶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번 합격으로 새로운 꿈을 꾸는 이들도 생겼다. 강주현(27) 씨는 “심사를 볼 때 잘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함께 수련한 친구들과 선생님의 응원 덕분에 용기를 얻었다. 앞으로 태권도 지도자의 길을 가고 싶다”고 말했다.

장애를 가졌지만 이들이 포기 않고 단증을 손에 쥐기까지 보이지 않는 조력자 도움이 컸다. 이들을 지도한 이용문 다울 태권도 관장은 특히 지도에 신경을 쏟았다. 이 관장은 “검은 띠와 단증을 보여주며 의욕을 북돋았다. 아이들이 지칠 때도 있었지만 승단 도전으로 성취감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꿈 공작소 설미정 원장은 “발달장애인은 살면서 많은 좌절을 겪어왔다. 무언가를 직접 이루는 기쁨을 알게 해주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처음 장애인 승단 심사를 개최한 국기원은 내년부터 승단 심사 횟수를 연 2회로 늘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