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관 중심으로 챗GPT 등 외부 인공지능(AI) 서비스 이용이 잦아지면서 수사 정보 유출 우려가 커지자, 경찰이 자체 AI를 도입한 가운데 일선 경찰관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유료 서비스보다 질이 떨어지거나 접속 오류가 발생한다는 이유에서인데, 비교적 고령의 수사관은 AI가 낯선 탓에 활용 시도조차 하지 않아 아직은 넘어야 할 산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19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17일부터 ‘경찰 수사 지원 AI(KICS-AI)’가 시범 운영을 마치고 전국 경찰관서 수사관을 대상으로 확대 도입됐다. KICS-AI는 진술조서 등 보고서, 사건정보 기반으로 압수수색·검증영장 신청서 초안 작성 서비스를 제공한다. 경찰의 사건 처리 기간이 단축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하지만 일선 수사관들은 완성도가 떨어진다며 아쉽다는 반응이다. 모 경찰서의 형사과 수사관 A 씨는 간단한 범죄사실을 쓰기 위해 AI를 활용했는데, 정형화된 문서 형식이 아닌 엉뚱한 형법 조문이 나열돼 크게 실망했다. 다른 경찰서의 수사과 소속 B 씨는 판례를 검색했는데, 빈약한 내용에 AI 서비스 이용 화면을 닫았다고 한다. 접속 오류로 이용조차 못 해본 이도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유료 서비스에 한참 못 미친다는 말도 나온다. 경찰은 과거 AI 법률 정보 플랫폼 ‘엘박스 AI’의 무료 이용 서비스를 제공했으나, 유료로 전환되면서 이용을 중단했다. 경찰 관계자는 “엘박스가 100점이라면 KICS-AI는 30점 정도”라며 “두 개의 AI 서비스의 퀄리티 차이가 크다”고 말했다. 고령의 수사관은 AI가 익숙지 않아 사용하지 않을 것 같다는 의견을 보였다.
반면 업무 효율성이 향상됐다는 긍정적인 반응도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각종 영장 신청서 초안 작성 서비스가 제공되면서 시간이 30%가량 단축된 것 같다”고 만족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