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병 이유로 출석 2시간 만에 조사 마쳐

서울서부지법 난동 사태의 배후로 지목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18일 경찰의 짧은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혐의를 전면 부인한 전 목사는 “대한민국이 망했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서울경찰청 안보수사과는 이날 오전 10시 전 목사를 특수건조물침입·특수공무집행방해 교사 등 혐의로 피의자 조사를 시작했지만, 불과 출석 2시간여 만인 낮 12시40분에 종료했다. 전 목사는 미리 주차된 차를 타고 청사를 빠져나갔다. 전 목사는 지병인 ‘후종인대골화증’ 등을 이유로 경찰에 조사 종료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전 목사를 다시 불러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전 목사는 이날 출석에 앞서 취재진 앞에서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그는 “서부지법 사태는 우리와 관계가 없다”며 “‘광화문 운동’을 7~8년간 하면서 ‘경찰과 부딪치거나 좌파 단체와 싸우지 말라’고 계속 강조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목사가 설교할 때 성경에 감동받고 은혜를 받는 게 어떻게 가스라이팅이냐”며 “(난동을 주도한 사람들은) 원래 광화문 단체가 아니고 다른 데 가서 소리 지르는 애들”이라고 책임을 돌렸다.

전 목사는 자신을 향한 수사에 ‘정치적 배후’가 있다고 주장하며 “대통령 민정수석실에서 지휘한 것이 아닌지 합리적 의심이 든다” “바람이 불기도 전에 경찰이 드러누웠다. 대한민국이 망했다”고 소리를 높였다.

난동에 가담한 특임전도사 2명에 대해서도 “정식 교인이 아니다. 가끔 만나면 인사했을 뿐”이라고 배후·연루 의혹 및 관계를 부인했다. 서부지법 난동 피의자에게 영치금을 보내는 데 관여했다는 의혹에는 “5년 전에 (목사직을) 은퇴했는데 교회 재정과 영치금을 어떻게 알겠느냐”며 “은퇴한 목사는 ‘개털’”이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전 목사는 신앙심을 이용해 신도들을 심리적 지배(가스라이팅)하고 측근과 보수 유튜버들에게 자금을 지원해 지난 1월 19일 시위대의 서부지법 난입을 부추긴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해당 사건과 관련, 전 목사와 딸 전혜지 씨, 유튜브 채널 ‘신의한수’ 대표 신혜식 씨 등 9명을 입건했으며 전 목사를 제외한 8명에 대한 조사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