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난개발 없이 경제 활성화”
높이제한 완화가 추진되는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 경관지구 일대에 6·25전쟁 참전국을 중심으로 각국 문화원이 밀집한 거리를 조성하려는 프로젝트가 추진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묘역 존엄성을 지키는 동시에 지역 활성화를 꾀하는 공적 개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의지다. 현재 추진되는 높이 완화 방안으로는 민간 재개발 등 외부 자본 유입을 생각하기 어렵고, 도시계획 마스터플랜조차 세워지지 않아 세계 유일 유엔기념공원이란 상징성을 살리기는커녕 오히려 퇴색시키는 개발이 이뤄질 가능성에 제동을 거는 프로젝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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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축물의 높이 제한 완화가 추진되는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 일대 모습. 이원준 기자 windstorm@kookje.co.kr |
17일 취재를 종합하면 ‘유엔밸리 프로젝트 추진위원회’는 남구 유엔로 등을 각국 문화원으로 채우는 ‘문화원 거리’ 사업을 시도하고 있다. 위원회 발족은 지난해 5월이었으나 준비 작업은 2020년 무렵부터 이뤄졌다. 정덕민(인도 명예총영사) 추진위원장을 비롯해 조현 외교부 장관(전 UN대사), 정의화 전 국회의장, 설동근 전 부산시교육감, 빈대인 BNK금융지주 회장 등이 멤버다.
위원회는 ‘유엔’의 상징성을 승화시키면 낙후한 일대가 활기를 찾을 것이라고 믿는다. 일대에는 유엔기념공원을 비롯해 부산문화회관 부산박물관 평화공원이 모여 있다. 근처에 종합대학이 세 곳이나 자리해 청년의 잦은 왕래를 기대해볼 법한 지리적 이점을 가지고 있다. 실제 유엔로터리는 과거 부산 전역을 통틀어 유동인구가 많은 편에 속했다.
그러나 현재 남구의 다른 지역과 견줘 시민 발길이 뜸하다. 유엔공원이나 박물관은 시민이 자주 찾을 만한 공간이 아니고, 일대 경관지구에 설정된 높이제한(12m)에 시민이 찾을 만한 공간을 들이는 데에도 어려움이 컸기 때문이다.
위원회는 문화원들을 통해 세계 각국의 음식이나 특징적 문화를 현지 스타일로 즐기거나, 세계 무대로 나아가려는 청년 스타트업을 위한 ‘예비 외교’ 공간을 꾸리는 등 참전국들의 문화를 이 지역에 집적한다면 민간 대규모 재개발 없이도 인파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동시에 유엔 참전국 용사들이 잠든 공간에서 참전국 자손들이 서로를 받아들이고 앞으로 나아가는 취지의 의미도 부여될 수 있다고 여긴다. 정 추진위원장은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을 계기로 외교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된 상황에서 관도 이 같은 공간을 꾸리는데 관심을 가지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시는 공원 일대의 높이 제한을 구역별로 각각 24m, 33m로 완화할 방침으로 지난달 27일 재한유엔기념공원관리위원회(CUNMCK)의 조건부 동의를 받았다. 다만 여전히 민간 투자가 일어나긴 어렵고, 일대 개발 방안 수립 없이 높이 제한 먼저 풀어 성역의 존엄성을 해치는 방식의 개발이 이뤄질 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