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부남 사실도 숨겨… 구속 송치
고교 시절 사귀었던 여성에게 접근해 8년에 걸쳐 수억 원을 갈취한 30대 남성이 구속됐다. 이 남성은 대기업 회장의 이복 아들 등을 사칭하는 등 사기행각을 벌여 피해자에게서 돈을 가로챘다.
부산 사하경찰서는 2015년부터 2023년까지 2억5000만 원을 편취한 A(30대) 씨를 사기 혐의로 구속해 사건을 송치했다고 13일 밝혔다. 별다른 벌이가 없어 생활비가 필요해진 A 씨는 유부남이라는 사실을 숨긴 채 과거에 연인으로 지냈던 B 씨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했다.
A 씨는 피해자와 연락이 닿은 이후 여러 개의 SNS 가상 계정을 만들어 1인 10역을 펼치며 갖은 명목으로 돈을 요구했다. 그는 SNS 메시지로 A 씨의 집사라며 A 씨가 쓰러져 응급 수술 비용이 필요하다고 돈을 받아갔다. 아버지의 회사를 물려받기 위해 서류 작성 비용으로 써야 한다며 돈을 빌려달라고 하기도 했다. A 씨가 범행 기간 돈을 가로챈 횟수는 419회에 이른다.
A 씨는 피해자가 제때 송금하지 않거나 액수가 부족하면 여러 계정으로 갖은 욕설을 해 끝내 돈을 뜯어냈다. A 씨는 원하는 액수의 돈을 손에 넣을 때까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욕설 문자를 계속해서 보냈다. 결국 피해자는 A 씨의 압박에 못 이겨 대출까지 받아 돈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빌려간 돈이 늘고 A 씨가 갚지도 않자 B 씨는 2024년 경찰에 고소장을 냈다. 고소 사실을 안 A 씨는 B 씨를 회유해 고소를 취하하도록 만들었다.
B 씨는 지난 8월에도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A 씨는 또다시 회유에 나섰지만 경찰이 발 빠르게 수사에 나서 범행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었다. 경찰 수사 결과 A 씨는 응급 수술을 받은 적도 없고 대기업 회장의 숨겨진 아들도 아니었다. A 씨는 피해자에게서 가로챈 돈을 차량 구매와 생활비로 탕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