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공사 부실작업 탓 토사 유출
- 건설관리단 無조치 늑장 보고
- 교통公도 설계변경 지시 않아
최근 2년 동안 부산도시철도 사상~하단선 공사구간 근처 새벽로에서 발생한 땅꺼짐(싱크홀)이 부실한 시공·감리·관리감독이 빚어낸 ‘인재’였다는 감사 결과가 나왔다. 그동안 부산교통공사는 해당 구간 싱크홀이 집중호우와 노후 하수관로에서 발생한 누수로 발생했다고 했으나, 감사위원회는 근본 원인이 아니라 진행 속도를 높였을 뿐이라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지난해 9월 발생한 2공구 싱크홀 감사 때도 비슷한 문제가 지적(국제신문 지난 4월 23일 자 1면 보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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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9월 부산도시철도 사상~하단선 공사구간 1공구 근처에서 가로 10m, 세로 5m, 깊이 8m 싱크홀이 발생해 복구 작업을 벌이고 있다. 국제신문DB |
부산시 감사위원회는 1공구인 새벽로 싱크홀 관련 특정 감사를 진행한 결과 공사 진행은 물론 안전·시공 관리에 과실이 있었다고 13일 밝혔다.
감사위는 ▷흙막이 가시설 설계변경 검토 및 시공관리 소홀 ▷건설사업관리보고서 검토·확인 소홀 ▷지하시설물 관계기관 협의 및 유지관리 소홀 ▷공공하수도 일시사용 미신고 등 배수처리 부적정 등을 지적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2024년 부산도시철도 사상~하단선 건설사업 특정감사’에서 2공구 싱크홀 원인이 도시철도 건설공사와 관련이 깊다는 감사 결과가 발표된 이후, 1공구 구간에서 발생한 12건의 싱크홀 원인도 추가로 조사하고자 시행됐다.
감사위는 이 구간에서 발생한 싱크홀 주요 원인으로 시공사인 SK에코플랜트가 흙막이 공사에 앞서 물막이 시공을 거치지 않고 굴착작업을 진행했기 때문에 작업장 내로 장기간 지하수와 세립토가 유출됐다고 봤다. 시공사는 법적 의무인 기술자문조차 거치지 않고 애초 계획된 물막이 공법인 CIP겹침주열말뚝공법(Cast-in-place Pile·콘크리트 말뚝을 겹쳐 시공해 차수성 확보)에서 SGR공법(Space Grouting Rocket System·주입재를 주입해 차수성 확보)으로 변경했다. 교차로 교통혼잡 민원과 지하 시설물 간섭 때문이었다.
그러나 바뀐 공법에 사용해야 할 장비도 지하 매설물 등에 걸려 사용하기 어려워지자 먼저 굴착 작업을 한 후 토류벽을 설치하고 시멘트액을 주입하는 형태로 물막이 공사를 했다. 이 때문에 물막이 벽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았고, 지하수와 함께 흙이 유출돼 지하에 빈 공간이 생길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감사위는 판단했다. 실제 1공구 땅 꺼짐 사고 12건 중 8건이 시공사가 설계를 무시하고 한 현장에서 발생했다는 것이 감사위 설명이다.
관리·감독이나 지도·점검도 소홀했다. 감리인 건설사업관리단은 이를 확인하고도 공사정지나 재시공 등 관련 사항을 조치하지 않다가 뒤늦게 부산교통공사에 실정보고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부산교통공사는 뒤늦은 보고를 받고도 설계 변경 지시나 승인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내부 보고만 했다.
감사위는 부산교통공사에 ‘기관경고’와 행정 조치 7건, 신분 조치 45건을 요구했다. 이어 지적 사항에 대해 시공사와 건설사업관리단에 벌점을 부과하라고 부산교통공사에 통보했다. 윤희연 시 감사위원장은 “부산교통공사 주장처럼 집중호우와 노후관로에서 발생한 누수 때문이라면 부산 전역에서 비슷한 일이 발생해야 한다. 2023년 첫 사고 이후 대응책 마련에 신경을 썼다면 문제가 이처럼 커지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이번 감사가 부산교통공사의 안이한 사고 대응 방식 개선과 위험 관리의 지휘·감독 책임을 바로잡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사상~하단선 1공구는 총연장 약 1.5㎞ 구간(정거장 2곳 포함)으로, 2015년 착공해 내년 완공을 목표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