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 일대를 둘러싼 고도제한이 경관지구 해제로 대폭 완화될 전망이다. 부산시는 ‘유엔기념공원 주변 경관지구 관리방안’이 조건부로 동의됐다고 27일 밝혔다. 일대에 지정된 경관지구를 해제하는 게 골자로, 지난 23일 재한유엔기념공원 국제관리위원회 정기총회에서 결정됐다.
유엔기념공원 주변 경관지구는 ‘자연경관지구(유엔묘지지구)’와 ‘특화경관지구(대연·용당지구)’로 구성된다. 1971~1987년 사이 지정돼 건물 높이가 각각 12, 15m로 제한돼왔다. 공원의 경건성을 지키기 위한 조처로, 1959년 체결된 대한민국과 유엔 간 협약에 따라 농업·주거 등 묘지 존엄성을 해치지 않는 용도로만 이곳을 쓸 수 있었다. 이 영향으로 일대 개발이 주변보다 늦어 지역에서는 고도 제한 해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유엔기념공원은 한국이 유엔에 영구 기증했다. 유엔총회 결의에 따라 각국 주한대사로 구성된 국제관리위원회가 이곳을 관리한다. 총회에서 위원 일부는 규제 완화로 개발이 진행돼 공원의 경건성이 훼손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이에 시는 지구단위계획을 세워 건축물의 높이와 규모, 용도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겠다고 설득했다. 구체적으로 지형 여건에 따라 구역을 두 곳으로 나눠 건축물 높이를 제한하고, 경관 변화로 경건성이 해쳐지는 일이 없도록 용도와 외관을 제한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상세 계획을 세울 땐 관리위원회와 합의할 것을 조건으로 동의를 얻었다.
시는 2021년부터 유엔기념공원 주변 지역의 정비와 경관지구 조정 필요성을 위원회에 전달해왔다. 지난해부터는 시가 남구와 함께 직접 합의 과정에 참여했다. 시는 이번 합의를 바탕으로 유엔기념공원의 존엄성과 상징성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도시 기능 회복과 주거환경 개선을 병행하려 한다. 특히 경관지구를 없애 도시재생 차원의 유엔기념공원 주변 지역 관리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시는 고도 제한을 30m 전후까지 완화활 계획이다. 남구는 2026년 도시관리계획 입안을 위한 용역에 들어간다. 내년 하반기부터는 시가 도시관리계획 결정 절차를 밟는다.
국제관리위원회는 “대한민국의 경제적 번영과 지역의 발전은 유엔기념공원에 안장된 참전용사들이 바친 희생의 가치를 증명하는 산 증거라는 데 깊이 인식하며, 이 계획이 참전용사들의 숭고한 뜻을 더욱 빛내는 방향으로 추진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박형준 시장은 “국제관리위원회와의 합의를 성실히 이행하고, 지구단위계획 수립을 통해 세계유산의 가치와 주거 환경 개선이 조화를 이루는 도시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