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근로복지공단 지정 병원
- 전국 6곳 중 1곳 정상운영
- 전문 의료인력도 만성부족
정신질병 산업재해 신청 건수가 증가 추세인 가운데 업무와 질병 사이의 인과관계를 입증하는 근로복지공단 지정 특별진찰(특진) 병원 중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기관이 전국에 1곳밖에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저도 수도권에 있어 부산 울산 경남 등 비수도권 근로자가 소외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근로복지공단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공단 산하 정신질병 산재 특진 가능 병원은 전국 6곳(안산병원 인천병원 대전병원 순천병원 창원병원 서울의원)으로, 이 중 정상 운영되는 곳은 경기도 안산병원이 유일하다. 서울의원은 정신질병 중 ‘자살’ 유형만 다루며, 나머지 4곳은 전문인력 부족으로 특진이 중단된 상태다.
반면 최근 정신질병 산재 신청 건수는 증가세다. 근로복지공단의 최근 5년(2020~2024)간 정신질병 산재처리 현황을 보면 이 기간 신청 건수는 총 3408건이다. 연도별로는 ▷2020년 561건 ▷2021년 696건 ▷2022년 657건 ▷2023년 684건 ▷2024년 810건이다. 같은 기간 적응장애(1441건)와 우울증(811건) 신청 건수가 많았다.
이처럼 정신질병 산재 신청 건수가 증가하는 추세에도 지역에서는 사실상 특진이 어렵다. 정신질병 산재 특진 제도는 업무상 정신질병을 얻었을 때 전문의가 직접 업무와 질병 사이의 연관성을 조사하는 제도다. 재해조사 전문성을 높이고 객관성을 확보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공단 산하 지정 병원이 아니라도 전문의 상근 등 요건을 갖추면 진단은 가능하지만, 이를 지키기 어려워 지역에서는 특히 더 찾기 힘들다. 또 검사와 진단 등을 종합병원에서 받아도 업무관련성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결국 공단 산하 지정 병원에서 특진을 받아야 한다는 게 근로복지공단의 설명이다.
특히 만성적으로 전문인력 부족에 시달린다. 정신질병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진단이 필수다. 부산에서 근무하는 직업환경의학과 전문의 A 씨는 “직업환경의학과는 전문의로서 근골격계 질환 등의 산재 판정을 내릴 수 있다”며 “다만 정신질병은 반드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진단이 전제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업무 고충 등의 문제로 근로복지공단 병원 등에 상주하려는 전문의는 사실상 찾기 힘들다.
근로복지공단 관계자는 “특진 관련 업무가 오래 걸리고 까다로워 전문의들도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며 “근로자가 많은 울산은 공단 산하 산재전문 병원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실관계가 명확하면 특진 없이 곧장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로 보내는 등 건수 자체를 줄이기 위해 관계기관과 협의, 개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