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국립대와 임금·단체협약 교섭 갈등을 빚던 한국비정규교수노조 경상국립대분회(이하 노조)가 천막농성에 돌입했다.이번 농성은 2019년 이후 6년 만의 집단행동이다.

한국비정규교수노조 경상국립대분회가 처우개선을 요구하며 천막농성에 나섰다. 한국비정규교수노조 경상국립대분회 제공

22일 노조에 따르면 노조는 대학측과 ▷강사 재임용 보장 등 고용 안정화 ▷임금 인상 ▷주휴수당·병가 등 기본적 노동조건 개선 ▷대학 기구 참여 확대 등을 요구하며 임단협을 벌여왔다.

그러나 대학 측은 강사 임용을 ‘3년 이후 신규임용’으로 제한하며 사실상 재임용 가능성을 원천 차단해 노조의 반발을 사고 있다.

또 ▷직무상 재해보상 조항 삭제 ▷복리후생비 50% 삭감 ▷교육환경개선위원회 폐지 등 기존 협약의 핵심 내용을 대폭 후퇴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노조는 교섭 결렬 이후 지난달 29~30일 조합원 찬반투표를 실시해 과반 찬성으로 쟁의행위를 가결했다. 이후 지난 21일 ‘임단협 개악 시도 즉각 중단’ 등을 요구하며 경상국립대 가좌캠퍼스 앞에서 천막농성에 들어갔다.

노조는 이번 투쟁이 비정규교수의 처우 개선을 넘어 ▷과밀 강의 축소를 통한 학생 수업권 보장 ▷지방대 소멸 위기 대응 ▷고등교육 개혁 등 교육 공공성과 지속가능성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대학과 노조는 지금까지 네 차례 교섭을 진행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으며, 대학 측은 35개 별도안을 제시해 노조의 요구 대부분을 거부한 상태다.

한편, 경상국립대 측은 “현재 노조교섭안에 대해 검토 중이며, 이후 임단협 협상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대학은 노동조합의 모든 요구를 거부했을 뿐만 아니라 기존 단체협상을 전면 개악하면서 노조 활동과 비정규교수 권리를 대폭 후퇴시키려고 한다”며 “천막농성은 한 대학의 임단협 문제가 아니라 학생들의 수업권 확보, 지방대학 위기에 대한 대응, 고등교육의 공공성과 지속가능성을 위한 투쟁”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현재 경상국립대 교원 약 2500명 중 비정규직이 60%를 차지한다. 강사 700여 명, 연구원 800여 명이 재직 중이며, 이들이 담당하는 강의 비율은 전체의 30%가 넘는다.

그러나 이들은 ▷총장 선출권 ▷평의원회 참여권 ▷건강보험 직장가입조차 되지 않아 지역가입자로 남아 있다. 주휴수당과 유급병가도 보장받지 못하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