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법정 출석한 윤석열. 연합뉴스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의혹의 ‘중심’에 있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조은석 특별검사팀에 출석해 8시간 넘게 조사받았지만, 모든 질문에 일관적으로 답변하지 않았다.

15일 특검팀은 오후 6시 51분께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피의자 조사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번 출석은 지난 7월 윤 전 대통령이 재구속된 이후 3개월 만에 이뤄졌다.

앞서 특검팀은 ‘평양 무인기 투입’ 등 외환 의혹과 관련해 윤 전 대통령에게 지난달 24일과 30일 출석을 요구했으나 윤 전 대통령은 이에 응하지 않았다.

이에 특검팀은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강제 인치(강제로 데려다 놓음)를 준비했고, 이날 오전에 집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체포영장 발부 및 집행 계획을 미리 알게 된 윤 전 대통령이 임의 출석 의사를 밝혀 실제 영장 집행이 시행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 측은 “교도관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자진 출석했다”고 전했다.

조사는 이날 오전 10시 14분께 시작됐다. 특검팀과 윤 전 대통령 측에서는 각각 박향철 부장검사와 문호섭 검사, 김홍일·배보윤 변호사가 참석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의 명분을 만들기 위해 북한을 도발하려지난해 10월께 드론작전사령부에 평양 무인기 투입 작전 등을 명령한 것으로 보고있다.

이를 바탕으로 특검팀은 무인기 투입 작전 계획과 준비, 실행 단계까지 윤 전 대통령의 지시 사항과 의사결정 과정 전반을 질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윤 전 대통령은 특검팀 질문에 일절 답하지 않고 진술거부권을 행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오후 6시 50분께 조사가 마무리됐고 윤 전 대통령은 서울구치소로 돌아갔다.

윤 전 대통령의 체포영장 청구를 논하며 특검팀과 변호인단 간 갑론을박이 한동안 이어졌다.

변호인단은 ”특검 측의 소환 통보에 대해 윤 전 대통령은 변호인과 출석 일정을 협의하라고 요청했지만, 어떠한 협의절차 없이 일방적으로 체포영장을 청구했다“며 ”이는 적법절차의 기본 원칙을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오전 7시 30분경 피의자가 세면도 하지 못한 상태에서 교도관들이 기습적으로 영장을 집행하려는 상황이 벌어졌다“며 ”세면도 하지 못하고 옷만 챙겨입고 출석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의 외환 혐의와 관련해서는 변호인 선임서가 제출된 바 없다“며 ”변호인단이라고 주장하는 변호사들에게 선임 여부와 선임계 제출 계획을 알려 달라고 요청했으나, 아무런 응답이 없었다“고 반박했다.

또한 ”특검팀은 체포영장이 발부된 다음 날인 지난 2일 서울구치소에 영장 집행 지휘를 했지만, 연휴에 따른 집행 인력 사정 등을 고려해 집행하지 않았다“며 ”서울구치소에서 지난 13일 특검에 연락해 금일 오전 영장 집행에 착수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해 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검팀은 이날 조사 결과를 검토한 뒤 추가 소환 통보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진술 거부로 성과를 얻지 못한 만큼, 일각에서는 추가 조사 없이 윤 전 대통령을 바로 재판에 넘길 것이라고 분석했다.